정신대에 명백한 사과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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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2-27 00:00
입력 1991-12-27 00:00
사람들은 대개 일본에 관해서는 깊은 관심과 함께 의구심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두 시각을 갖고 있는듯 하다.특히 일본이 세계적으로는 물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그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적 역할과 국제도의적 채무를 과연 얼마만큼 수행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거의 언제나 부정적인 평가에 머문다는 사실은 일본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새로운 국제질서형성에 큰 몫을 차지하려는 일본의 발걸음이 부쩍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각별히 주목하고자 한다.정치·군사대국화의 우려속에서도 일본이 아·태지역의 경제블록화 추진을 검토중이라는 보도도 전해진바 있다.새해 1월16일로 예정된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총리의 방한에 어느때보다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그 까닭이다.

한일양국은 미야자와총리의 공식방한기간중에 있을 국회연설에서 한일과거사 특히 일제하 한국인 여성의 일본종군위안부(정신대)및 강제징용에 대한 해명과 함께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는 등 공식사과하는 문제를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일과거사의 아픈 경험과 일본측 「죄과」에 비추어 매우 지당한 정책적 접근이라 할수 있다.

한일간에는 현재로서 급박하게 해결해야할 현안들은 많지 않다.무역역조시정이라든가 첨단기술이전 등 해묵은 현안들이 항상 미해결의 과제로서 남아 있을 뿐이다.따라서 이번 미야자와 총리가 그의 총리취임후 첫 해외순방 그것도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에 한일과거사의 앙금을 씻는 노력을 보이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한일양국이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일본의 역내 정치적 역할제고에 대한 한국의 협조를 위해서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 필수적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우리는 얼마전 「정신대」문제에 관하여 일본 관방장관이 발언한 내용을 거듭 분노하는 마음으로 상기하고자 한다.그 사람 가토 고이치씨(가등굉일)는 태평양전쟁중 강제로 동원됐던 한인여성들과 그 유가족에 대한 보상문제를 놓고 『노동성을 중심으로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나 정부기관이 관여했다는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일본정부의 각료로서 이토록 비겁하고 후안무치함이 더할 수가 없다.바로 그 무렵 한인여성들의 강제연행 사실을 스스로 폭로,증언한 일본인이 있었고 또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는 일본의 만행을 기록한 미군측의 공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일본·일본인들의 표이부동함이 대체로 이와같은 것이다.



지난24일 발표 보도된 일본의 외교청서는 일본이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제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아태지역국가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확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특히 『국제협조 행동면에서 국력에 맞는 책임과 역할담당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있다.

문제는 과거 일본군국주의의 피해를 보았던 역내국가들 특히 우리가 그것을 어느만큼 믿고 받아 들이느냐에 있는 것이다.한일과거사 청산에 대한 일본측의 성실한 자세를 기대하고자 한다.
1991-12-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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