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의 뜻을 되새기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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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1-30 00:00
입력 1991-11-30 00:00
2년 연속해서 우울한 분위기속에서 무역의 날을 맞는다.오늘 무역의 날을 맞아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울한 분위기에 젖어 있을 감상적인 시기는 아니다.오늘날 수출은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인가를 냉정히 이해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도,또 그후에도 무역의 날은 우리에게 불쾌한 날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동안에 우리가 선진국의 문앞까지 다가서고 세계가 부러운 눈으로 한강변의 기적을 칭송해주고 높은 소득을 가져다 준 것은 수출이외에 달리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무역의 날이 시작된 지난 64년 수출이 1억달러,그후 불과 13년만인 77년 1백억달러를 넘어선 감격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다고 감히 주장한다.오늘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도 수출이 활력을 잃고 난 후부터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수출한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더라도 수출없는 우리경제란 상상할수 없는 것이다.

굳이 경제성장에 대한 수출의 기여도,생산유발효과,소득및 고용증대효과를 거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렇듯 중요한 수출이 기반부터 흔들리고 있다.모처럼 4년연속 흑자가 난다 싶더니 지난해부터 대폭의 무역적자를 나타내 올해는 1백억달러 수준의 무역적자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있다.그렇다고 내년에는 적자터널을 벗어날 가망도 없다.오히려 올해보다 더욱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올해의 무역적자가 수출탓만은 아니다.국내과소비의 영향으로 수입증가가 수출증가를 훨씬 앞지른 것이 표면상의 이유다.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 것은 선진국의 경기하강,수출촉진책의 감축,무역시장의 치열한 경쟁등 여러요인이 거론된다.그래서 연초부터 줄곧 국제경쟁력강화책이 다각도로 전개도 되었고 하반기들어서는 적자폭이 감소될 것이라는 정책당국의 전망이 나온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전망은 모두가 허사로 돌아갔고 결국 백약이 무효라는 비탄의 소리마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상황이다.수출부진과 수입의 대폭적인 증가,그로인한 무역적자의 확대는 여러요인에서 찾아야 한다.

무역정책이나 예측의 실패,개방과국제화의 대가,경쟁력의 상실등 한 둘이 아니다.그래서 수출기조가 뿌리부터 흔들린다고 할수있다.과연 백약이 무효인가.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무역적자의 근본원인을 물리적인데서만 찾는데서 비관적 견해가 나온다.수출이 모든 경제주체의 총체적 역량이라고 보고 정신적인 측면서 찾는다면 돌파구는 의외로 쉽게 나타나리라 믿는다.지금 세계는 이념이 아니라 경제 즉 무역전쟁의 와중에 있다.때문에 무역환경은 더욱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우리경제의 현위치가 어떤 힘에 의해 설정되어 있고 우리경제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깨달아 수출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한다면 기운은 다시 살아 나리라 믿는다.
1991-11-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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