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맨처음으로 한시를 국역한 책이 「분류두공부시언해」.줄여서 「두시언해」라고들 부른다.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를 번역한 것으로 국어 국문학적인 의의가 큰 시집이다.◆원나라 때 편찬된 「찬주분류두시」를 원본으로 삼아 두보의 시 1천6백 47편과 다른 사람의 시 16편을 기행·강하·문장등 52부로 분류하여 수록했다.책이름에 「분류」가 붙는 것은 그 때문.「두공부」의 공부는 두보가 공부원외낭벼슬을 지냈음에 연유한다.초간본은 1481년(성종12년)에,중간본은 1632년(인조10년)에 나왔다.◆초간본과 중간본의 간격은 1백51년.그런데 중간본이 초간본을 그대로 복간한 것이 아니라 교정하여 펴냈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15세기의 국어와 17세기의 국어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가령 초간본에는 반치음을 사용하고 있고 자음접변 현상이 뚜렷하지 않으면서 구개음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이에 비해 중간본에는 반치음이 없어지고 자음접변이나 구개음화 현상이 나타난다.어휘도 어휘려니와 국어의 음운 변천 과정을 알려주는 중요한 문헌이다.◆그런 점에서 「두시언해」는 초간본과 중간본을 대조하여 보는 학문적 흥미가 있다.어떻게 달리 표기되고 있는가 하는.한데,중간본은 규장각도서 등 여기 저기에 완질이 흩어져 있으나 초간본은 전25권중 1·2·4·5·12의 5개권이 빠진 채였다.그중의 12권이 이번에 새로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다.고유어가 듬뿍 들어있는 15세기 표기의 국어국문학 보고.잃어버린 어휘가 얼마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해진다.◆이제 결권은 1·2·4·5권.발견하지 못해 그렇지 어딘가에 처박혀 햇볕 볼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귀중한 자료의 발견을 국어국문학계와 함께 기뻐한다.
1991-11-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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