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왕은 맹자에게 제 자랑을 한참 한다.그러다가 묻는다.『나는 하내가 흉년 들면 그곳 백성을 하동으로 옮기고 하동곡식을 하내로 옮깁니다.하동에 흉년이 들면 역시 그 반대로 옮깁니다.이웃나라를 볼때 나같이 마음 쓰는 왕도 없는데 이웃나라 백성은 줄지 않고 내나라 백성이 늘지 않는 까닭이 무엇이오?』◆맹자의 대답『왕께서 전쟁을 좋아하시니 전쟁으로 비유하겠습니다.북이 울려 접전하는데 갑옷을 버리고 병기를 끌며 달아난다 칩시다.어떤 자는 백보를 달아나 멎고 어떤 자는 오십보를 달아나다가 멎었는데 50보 달아난 자가 백보달아난 자를 웃는다면 어찌 보시겠습니까?』양혜왕이 50보나 백보나 달아난 건 마찬가지 아니냐고 하자 맹자는 비로소 근본적 정치 개혁안을 제시한다.◆흔히 말하는 오십보백보란 말은 여기서 나왔다.근본적 문제의 해결을 꾀하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마치 50보가 백보를 웃는 것과 같은 이치.얼마간의 차이는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같다는 뜻이다.중요한 것은 흉년이라는 것이 없게 하는 정치.흉년 들자 백성이나 곡식을 이리저리 옮기는 것이 근본적인 구황에의 길로 되는 것은 아니다.◆학교 주변의 5백 83개 업소가 이전 폐쇄돼야 할 유해업소로 추가 판정됐다.그래서 95년 말까지 이전·폐쇄될 학교 주변 정비 대상 업소는 1천98개로.학교 보건법이 규정한 바 2백m 범위내에 있는 유해 환경들이다.맹자 어머니도 유해환경을 피해 세번이나 거처를 옮겼으니(맹모삼천)수긍은 된다.하지만 2백m 안에 있건 밖에 있건 있다는 것 자체는 오십보백보에 다를 것이 없잖은가.◆동네 만화가게 가운데도 고약한 곳은 있다.오며 가며 어른의 추태를 볼수 있는 선술집도 적지 않고.사회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이 근본적 출발점으로 돼야 하는것 아닐는지.
1991-11-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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