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지런하던 한국인은 지금…(사설)
수정 1991-11-07 00:00
입력 1991-11-07 00:00
그 당시 특집내용은 『이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은 일본인인데 이들을 오히려 게을러 보이게끔 할 수 있는 국민은 한국인이다』면서 한국인의 근면성을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한국경제의 앞날을 무척이나 밝게 보았다.그로부터 15년이 지난 뒤 이 주간지는 정반대의 한국특집기사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뉴스위크지는 『한국국민이 분수에 넘친 과소비에 열중하고 있으며 그 결과 한국경제는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잡지는 특히 77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하다고 평가했던 근로자들에 대해서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87년이후 한국근로자들의 주당노동시간이 83년의 52.3시간에서 일본근로자와 거의 같은 46.2시간으로 줄었다고 밝히고 있다.뿐만 아니라 『한국근로자 10명중 7명이 초과근무 때문에 가정을 희생하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려 든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 근로자에 대한 분석이 이처럼 1백80도나 달라져 있다.우리 근로자의 근면성 실종은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당면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자원이 부족하고 선진국에 비해 기술이 뒤져 있는 우리로서 성장의 유일한 원동력은 노동력이었다.우리경제가 중진국경제권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근로자들의 근면성과 숙련된 노동력이다.
성장의 견인력을 해왔던 우리 근로자들의 근면성이 87년 정치의 민주화를 계기로 무너지면서 경제성장의 활력이 그에 비례하여 감소되어 왔다.예컨대 86년부터 89년까지 2백78억달러의 흑자를 냈던 무역수지가 올들어서는 1백억달러 적자로 반전하고 있는 실정이다.물론 적자경제의 모든 원인이 근로자들의 근면성 실종에만 기인되는 것은 아니다.그렇지만 수출상품의 불량률이 일본은 1.5%,대만 2.5%인데 비해 우리의 경우 6.1%에 달한다는 사실을보면 무역수지적자에 근로자들이 적지않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알게된다.
성장의 3대 원동력인 자본·노동·기술 가운데 기술은 하루 아침에 그 수준을 높일 수가 없다.그러나 노동은 다르다.세계에서 제일 부지런한 일본인을 게으르게 만들 수 있었던 그 혼과 정신을 복원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본다.근로자들이 마음과 자세만 다시 한번 가다듬는다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근로자들 자신이 만들고 있는 제품에 혼과 정신을 담는다면 「불양품 양산」의 오명을 씻을 수 있을 뿐아니라 우리 경제를 재도약의 길로 바꿔놀 수 있다.근면성의 복원여부가 우리경제의 사활과 직결되어 있음을 우리국민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1991-11-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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