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국감 거부/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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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0-02 00:00
입력 1991-10-02 00:00
『다수의 결정에 소수는 따라야 한다.그것이 다수의 횡포였는지 여부는 다음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민주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민자당 단독으로 진행된 1일 국회 건설위 감사에서 무소속의 김광일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야당의 감사거부가 설득력이 없음을 강조했다.

재야변호사출신으로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의원은 『본인도 골수 야당인임을 자부하지만 증인 한명 채택문제가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국정감사를 거부할 명분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의원의 이날 발언은 양비론에 입각한 것이었으나 논리적인 타당성을 갖고 있었다.

야당이 요구하는 증인들을 충분히 채택,행정부의 잘못을 철저히 추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1차 책임은 다수당인 민자당에 있다는게 김의원의 지적이다.하지만 그것이 관철안된다 해서 소수당이 감사 전부를 거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감사거부 이유가 되고 있는 정태수 전한보그룹회장의 증인채택문제가 먼저 등장했던 곳은 건설위였다.

금년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달 16일 건설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수서의혹이 남아 있다며 정전 한보회장을 비롯한 관계 인사들의 증인채택을 요구했다.건설위 소속 의원들은 이 안건을 찬반토론 끝에 표결로써 부결시키는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마무리지었다.

반면 지난주말 재무위에서는 정전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다 민주당의원들이 주장이 관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사를 거부하는 사태를 빚었다.

민주당은 같은 문제를 처리하는데 「건설위식」과 「재무위식」의 두가지 방법을 구사하다가 뒤늦게 재무위 방식을 당론으로 채택,국감거부의 수순을 밟았고 김광일의원은 민주발전을 위해서는 건설위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이해된다.



상식선에서 생각할 때 김의원의 주장에 동조하고픈 심정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가치판단은 최종적으로는 국민들이 내릴 것이다.김의원 말처럼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14대 총선에서 유권자가 심판할 터이니까….
1991-10-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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