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향한 “작은 걸음”/박정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기자
수정 1991-09-19 00:00
입력 1991-09-19 00:00
이상옥외무장관과 강석주북한외교부부부장은 이날 총회에서 남북한유엔가입안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박수속에 통과된뒤 하오 6시쯤 케야르 유엔사무총장및 이날 함께 유엔의 신입생이 된 5개국 대표 등과 함께 총회장 건물 앞뜰로 걸어 나왔다.
케야르총장을 중심으로 7개국 대표와 대사들이 양쪽으로 나란히 서고 유엔관계자·참관인·취재진등 2백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규회원국 국기 게양식이 진행됐다.
먼저 북한의 인공기가 게양되고 이어 태극기가 올라가 남북의 국기가 나란히 펄럭였다.분단 46년,유엔의 문을 두드린지 43년만에 이루어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장관과 강부부장도 서로 상대방 국기가 게양될 때 박수로 축하했으며 게양식이 끝난뒤 『앞으로 잘해보자』며 굳은 악수를 나누었다.두사람은 양국 국기 앞에서 기념촬영도 했다.과거 분단국이었던 동서독과 남북예멘이 「유엔공존시대」를 거쳐 통일했던 사실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남북 유엔동시가입이 통일의 기대를 부풀리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남북한유엔공존시대의 개막으로 「통일의 그날」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할 수는 없다.
이외무장관과 유엔주재대표부측도 이날 유엔가입이 끝난 뒤 조촐한 자축연을 가졌다.문화사절단은 오는 25일 카네기홀에서 유엔가입축하공연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유엔가입 축제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유엔가입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유엔가입은 남북공존공영관계 구축을 통해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중요한 「수단」일 뿐이다.
동서독과 남북예멘이 두개의 국기를 하나로 만들었던 것처럼 우리도 지금부터 그 구체적인 통일 방안들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또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남북유엔공존시대를 어떻게 주도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심사숙고 해야 할 때이다.
남북한 유엔가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을 가슴속 깊이 새기면서 새로운 민족역사의 창출을 위해 매진해야 할 것이다.<유엔본부에서>
1991-09-19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