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논쟁의 생산성/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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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9-09 00:00
입력 1991-09-09 00:00
최근 정부와 민자당 경제정책당국자간 벌어지고 있는 경제운용방향에 대한 논란을 요약한 말이다.
당정간 의견대립을 심각하게 보는 측은 경제문제에 있어서 성장과 안정이 정치의 개혁·보수처럼 양립키 어려운 대립개념이란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70년대 안정을 무시한 고도성장정책,80년대 사회간접자본투자를 도외시한 경제안정정책등이 일반에게 이같은 선입견을 갖게 했으리란 생각이다.
하지만 6공들어서의 경제정책 논쟁은 이러한 극한 대립과는 거리가 있다고 보여진다.
지난 89년 조순부총리시절에도 당정간 경제기조를 둘러싼 논전이 전개됐었다.
그때는 지금과 상황이 반대였다.이승윤 당시민정당정책위의장은 정부측의 소극적 정책때문에 산업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며 성장쪽으로 좀더 무게를 싣도록 촉구했다.
이승윤부총리에 이어 최각규부총리로 경제정책총수가 바뀐 현재는 당측에서 정부가 재정확대로 내수경기과열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당정 입장이 뒤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당정간성장·안정논쟁이 그때그때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정책운용상의 의견차이에 불과하지 결코 경제기조자체를 흔들 대립은 아니란 점을 반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안정속의 성장」이냐,「성장속의 안정」이냐는 정도의 차이일뿐이란 것이다.
최각규부총리가 지난 7일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에서 『부총리취임이래 성장쪽 시책을 편 일이 한번도 없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러한 배경을 깔고 생각한다면 정부·여당사이에 경제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표출된다는 사실을 비난할 필요가 없다.
서로가 상대방 의사를 1백% 무시하면서 자기 주장을 편다면 싸움이 되겠으나 90%를 인정한 상황에서는 건전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
정치도 그렇겠지만 특히 경제는 「일사불란한 체제」로 움직여갈때 내부적으로는 더 큰 문제를 잉태하게될 가능성이 높다.활발한 토론을 거쳐 확정된 정책방향은 그 결과에 대해 다수가 책임을 공유케되며 그만큼 잘못의 우려도 적어진다.
당정간 정책논란에 있어 주의할 점은 많다.
우선 감정에 치우치면 안된다는 것이다.조순·이승윤경제논쟁은 다소간 감정대립의 양상으로 번지면서 파문을 일으켰다.요즈음의 당정간 정책논란도 자칫 상호감정을 상하게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럴때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워진다.
경제정책논쟁을 앞뒤 가리지 않는 대권 다툼과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는 일부 시각도 교정되어야한다.비열한 정치싸움은 지양해야 하겠지만 건전하고 생산적인 정책토론은 항상 북돋우는 상황이 조성되어야 한다.
1991-09-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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