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사망” 공식 조종/소 최고회의의 「당활동 정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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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8-31 00:00
입력 1991-08-31 00:00
공산주의의 장송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지난 74년간의 공산당지배의 「종언」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다.
소련의 연방최고회의는 29일 공산당의 활동을 소련전역에서 정지시키기로 결정했다.최고회의는 공산당의 주도세력이 지난 19일 발생한 쿠데타의 모의및 실행에 연계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공산당 활동의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련 관영 타스통신은 연방최고회의가 공산당해체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소연방 최고재판소가 공산당 활동을 종식시킬지 여부를 결정할수 있도록 자료들을 제출하도록 명시했다고 보도,공산당의 공식해체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소련 공산당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려 했던 보수파의 쿠데타로 스스로 종말을 재촉했다.고르바초프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로 의식의 변화를 가져온 소련시민들의 자유의지가 보수화를 거부한 것이다.
쿠데타에 대한 시민저항이 공산당의 몰락을 가져왔지만 85년 고르바초프의 등장과 함께 공산당은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다.고르바초프는 공산당 일당지배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당을 정부및 의회기구와 분리시키는 개혁을 단행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에 따라 89년 소련의 최고 입법기관인 인민대표회의 대의원 선거가 소련 역사상 처음으로 복수경선에 의해 실시됐다.다음해인 90년에는 공산당중앙위원회가 스스로 공산당의 권력독점 포기를 선언했으며 지난달에는 당중앙위 전체회의가 마르크스주의를 포기하는 새 당강령을 채택했다.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체제내에서의 개혁을 희망했다.그는 마르크스주의를 청산하면서도 사회주의 건설을 추구했다.그러나 페레스트로이카는 「불행히」도 사회주의에 대한 소련인들의 환상이 한낱 이루어질 수 없는 「꿈」에 지나지 않음을 일깨워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1917년 볼셰비키혁명과 함께 등장한 소련 공산주의의 74년간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그러나 공산주의의 등장은 화려했었다.공산주의자들은 노동자의 해방과 계급없는 풍요로운 사회,이른바 「지상낙원」의 건설을 선언했었다.
공산주의의 환상은 한때 지식인들의 희망이었다.그들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여 자체 모순을 일으킬때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할 것이라고 예언했었다.그러나 공산주의는 자본주의가 몰락하기 전 먼저 스스로 종언을 고하지 않으면 안되었다.공산주의는 이제 무너지는 레닌동상과 함께 희미한 「전설」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소련 공산당의 해체는 소련 한나라의 국가이념이나 체제 붕괴 이상의 의미가 있다.이는 한때 지구의 절반을 지배할만큼 지대한 영향력을 가졌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와 가치개념의 붕괴를 의미하는 세계사적인 대변혁인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공산주의의 몰락은 자체의 본질적 모순과 한계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카터 전미대통령의 안보담당보좌관이었던 브레진스키박사는 『소련의 변화는 추악한 역사의 한 장이 끝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주의의 몰락과 함께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리고 있다.부시 미대통령은 『소련 공산당의 죽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대소긴급지원을 선언했다.강대국간의 경쟁은 숙명적이지만 보다 개방적이고 민주화된 소련은 미국과의 화해의 시대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소련의 새로운 시작은 어느 한 지도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보수파의 쿠데타를 저지시킨 시민의 힘에 의해 창출되고 있다.역사의 한 발전단계가 소련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혁명」의 와중에 있는 모스크바거리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의 어두운 그림자가 남아 있다.<이창순기자>
1991-08-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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