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경제살리기 「매각처방」/「기업 민영화법」 통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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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7-03 00:00
입력 1991-07-03 00:00
◎서방자본 유치여건 나아져/보수파 거세게 반발… 실행까진 난제산적 법안내용과 법안의 승인여부를 놓고 수개월째 난항을 거듭하던 소연의 「기업민영화법」이 1일 최고회의를 통과,발효됨으로써 소연은 경제개혁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 하나를 다시 추가시켰다.

법안대로라면 1단계기간인 92년말까지 현재 연방정부가 통제하는 산업체중 40∼50%,2단계인 95년말까지 60∼70%가 민영화되게 된다.민영화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국민들의 집단소유 형식 또는 경매방식을 따르는데 기존 국영기업 근로자들에게 우선권을 주고 일반시민이나 외국인·법인 등에도 기회를 주는 것으로 돼있다.

지난 70여년간 국가가 기업에 대해 행사해온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이고 또한 볼셰비키혁명의 대의중 하나가 모든 생산수단의 국유화에 있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번 조치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만하다.

그런데 이번 민영화법안에 담긴 내용들은 사실상 지난해 9월이후 최고회의에 상정돼 심의과정을 거치고 있는 각종 개혁입법에 이미 포함돼 있는 내용들이다.

우선 지난해 10월 19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제안으로 최고회의를 통과한 경제개혁안에도 가격자유화,국가소유 공장 및 각종자산의 매각,집단농장제 폐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담겨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소연의 경제개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토지·기업의 사유화,가격자유화 및 루블화의 태환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크렘린 지도부도 이 점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소유형태에 관한 개혁이 이처럼 더디게 진행된 것은 바로 보수세력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이번 민영화법 통과 때도 보수파들은 민영화 속도를 늦추고 일부 국가기간산업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맞서 민영화 작업기간이 2단계에 걸쳐 95년말로 늦추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크렘린이 이번에 보수파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민영화법을 확정지은 큰 이유는 부실국영기업을 정리한다는 뜻도 있지만 기업매각을 통해 얻는 수입으로 악화일로에 있는 재정수지 적자를 메워보겠다는 것도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실제로 크렘린은 이번 민영화계획에 따라 오는 95년말까지 2천억∼2천5백억달러 상당의 수입을 확보,경제회복을 위해 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오는 7월15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런던G7(서방선진7개국)정상회담에 맞춰 소연의 개혁의지를 확고히 천명한다는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소연은 이 회담에서 서방선진국들의 대규모 원조를 요청해놓고 있는데 서방국들이 소연의 개혁의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속 지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의욕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이 실제로 어느 정도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국민들을 상대로 기업매각을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소국민들에게 그만한 구매능력이 없다는 것이다.결국은 서방자본이 활발히 참여해 주어야 한다는 뜻인데 현재 소연의 투자환경이 서방자본이 쉽게 들어올수 없는 형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6월부터 소연은 정치적으로 안정국면을 보이고 있다.현재 크렘린과 9개연방공화국 사이에 합의된 정치일정이 지켜져 정치적 안정이 이어지고 민영화법안 같은 개혁조치들이 뒤따른다면 서방국의 원조는 물론 서방기업들의 대소투자도 조만간 활기를 띠게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민영화법안은 법안자체의 효과보다도 투자환경 개선이라는 측면에서의 효과가 더 주목된다는 전망들이다.<이기동기자>
1991-07-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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