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러시아공 대통령 옐친(사설)
수정 1991-06-15 00:00
입력 1991-06-15 00:00
이번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선거는 앞으로 있을 민주화 소연방의 대통령 직선을 위한 예행연습 같은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공화국은 소련 면적의 76%와 인구의 51%를 차지하는 소 연방 최대의 중심공화국이다. 1억에 달하는 러시아공화국 유권자들의 결정은 곧 소련 전체 유권자들의 의사를 그대로 대변하는 것으로 보아 무방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급진개혁의 옐친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소련이 명실공히 완전한 자본주의 길로 들어가야 할 것인가」의 여부였다. 고르바초프 개혁 6년의 소련은 지금 극심한 경제난에 봉착해 있다. 그것은 고르바초프가추구하는 「사회주의 테두리내에서의 온건개혁」의 실패를 말해주는 것이다. 옐친은 사회주의의 포기를 주장했으며 리슈코프는 「온건하고 점진적인 시장경제에로의 전환」을 내세웠다.
러시아인들은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사회주의 테두리내에서의 자본주의 경제도입 개혁을 실망하고 조급해진 것이 분명하다. 결국 그들은 옐친을 선택했고 그것은 소련의 자본주의화 개혁의 가속화를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옐친이 중심이 될 러시아공화국의 개혁에 박차가 가해질 것은 물론이다. 보수와 개혁의 중간에 서 있는 고르바초프 소연방 대통령에 대한 개혁촉진의 압력,또는 명분도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런 의미에서 미·일 등 서방세계는 일단 환영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개혁의 속도 및 소연방과 러시아공화국,그리고 양쪽 대통령의 관계다. 옐친이 곧장 급진개혁으로 치닫고 고르바초프와의 대결에 나선다면 소련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옐친도 이제는 급진개혁파와 거리를 두고 공산당과 군부내의 온건세력과도 제휴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물리적인 힘과 전국적인 조직을 갖춘 소 공산당과 군부보수세력은 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고르바초프의 발목을 붙들었듯이 옐친도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혁의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어느 선에서 조화를 찾는 것이냐가 어려운 선택일 것이다.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관계도 타협과 조화의 선이 문제일 것으로 본다. 연방 대통령이지만 간선인 고르바초프의 상대적 위상이 크게 약화될 것이 틀림없다. 옐친이 직선임을 내세워 고르바초프를 위압하려들 경우 마찰은 불가피할 것이다. 두 사람은 협력만이 양자는 물론 소련의 개혁도 살리는 길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의 두 대통령이 존재하게 된 소련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 하는 것은 서방세계의 고민이다. 연방 대통령 고르바초프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민선의 러시아공화국 대통령과도 우호관계를 갖는 번거로움이 불가피할 것 같다.
20일 미국을 방문하는 그는 한국 방문의사도 밝힌 바 있다. 우리는 서울에 나타난옐친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북한에서도 하루속히 소련에서와 같은 자유총선으로 민선대통령을 뽑는 개혁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991-06-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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