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1-05-26 00:00
입력 1991-05-26 00:00
어느날 자장이 길을 떠나려면서 스승(공자)에게 작별인사를 드리며 가르침을 청한다. 『수신의 요점을 한마디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행동의 근본은 참는 것이 제일이니라』(백행지본인지위상). 자세히 가르쳐 달라 하자 다시 말을 잇는다. 『천자가 일을 참으면 온 국가가 해로움이 없을 것이고 제후가 참으면 자기가 다스리는 땅이 커질 것이며 관리가 참으면 자기 지위가 올라갈 것이고 형제간에 참으면 집안이 부귀를 누릴 것이며 부부가 서로 참으면 평생을 해로할 것이고 친구끼리 서로 참으면 상대의 명예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혼자 참으면 화가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공자 말씀.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범인들의 경우 실제생활에서 어느 선까지 어느 정도로 참아야 할 것인지는 알쏭달쏭해진다. 그저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는 것이 덕이 된다는 정도로 이해된다 할까. 사실,잠깐을 참지 못해서 크고 작은 일을 그르쳐버린 경우를 사람들은 누구나 경험한다. 신세를 망치고 사업을 망치며 우정이나 부부의 금슬 또는 형제간의 우애에 흠집을 내고. 뒤늦은 후회란 항상 상심만을 남길 뿐이 아니던가. ◆「욱하는 성질과 청소년 비행」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서울보호관찰소 소장 강지원 부장검사는 말했다. 『이 욱하는 성질만 고칠 수 있다면 폭력·살인 등 각종 범죄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그는 89년 비행청소년의 47%가 순간을 참지 못한 격발성이었음을 지적한다. 계획적인 것이 아닌 우발적 범죄가 대체로 이 유형들. 이런 범죄형태가 지금 늘어가는 추세다. ◆학자들은 이같은 「욱성」을 정신적 측면에서의 심인과 건강측면에서의 체인으로 나누어 생각하기도 한다. 그건 어쨌든간에 참는 미덕의 나사가 많이 풀려 있는 것이 현대. 사람들은 너나없이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강 소장은 심성개선으로 오늘날의 범죄를 많이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두말할 것 없는 지언 아닌가.
1991-05-26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