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시국수습 「민주」정착에 헌신/정 총리서리 파리회견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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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5-25 00:00
입력 1991-05-25 00:00
「대화」 「순리」 「원칙」 「안정」 신임 정 총리서리의 제일성에서 사용된 단어들이다. 그런 어휘들에서 현사태를 보는 정 총리서리의 시국관과 대책,그리고 국정운영의 방향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그는 아직 공식적으로 임명통보를 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안사범 문제,야당과의 관계 등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미루었으나 국정운영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스스럼없이 소신을 피력했다.
우선 소감을 말씀해주십시요.
『어려운 때 무거운 짐을 맡게 돼 두려운 감이 있지만 국가에 대한 마지막 헌신봉사의 기회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총리로 기용될 것을 예상하셨습니까.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여행도중 빨리 귀국하라는 통지를 청와대로부터 받았으나 총리 얘기는 없었고 단지 나라를 위해 중요한 일을 맡아달라는 얘기였으며 나 스스로 경험도 없고 그런 어려운 일을 맡을 만한 능력은 없지만 이 혼란한 시기에 사회가 나같은 사람의 헌신을 요구한다면 기꺼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귀국하기로 마음을 굳혀 돌아가는 길입니다』
현시국을 어떻게 보며 어떠한 대책으로 이 시국을 풀어나갈 생각입니까.
『민주화를 위한 진통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속히 진통을 청산하고 민주화를 정착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중에 느낀 점은 발전하는 나라는 안정을 기하고 있으나 내란·소요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국가는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느 나라건 발전하고 민주화 하려면 안정을 기해야 합니다』
학생시위에는 어떻게 대처해나가시겠습니까.
『젊은이들이 분신하는 등 극렬한 방법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가슴아픈 일입니다. 이같이 극렬한 행동은 자제되고 근절되어야 한다는 많은 지식인들의 호소에 나도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귀국해서 상황을 알아보고 대책을 세워나가겠습니다』
전임 노 총리는 재야와 야당권 등의 사퇴요구에 직면,현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 전 총리가 그런 오해를 받는 것같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안정을 되찾는 일입니다. 대결이나 제압보다는 순리로써 모든 일을 풀어가야 합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나라 앞날은 물론이고 국민과 정치인 모두에게 유리할 게 없습니다.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협의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임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야당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며 또한 야당·재야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른바 양심수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입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교육자이며 정부에 들어가서도 교육에 몸담아 왔습니다. 때문에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소양과 경험도 부족하고 충분한 준비도 되어있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아직 적절한 대답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며 연구할 기회를 주십시요』
최근 일선교사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십니까.
『교직사회의 노조운동은 불법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전문직으로서 교사들이 단체행동을 한다는 것도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민주화를 위해 정권퇴진운동을 한다는 일은 있을 수 없고 더구나 교직사회에서는 더욱 안됩니다.
일부에서는 다시 「강성」 총리의 등장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만.
『문교장관시절 전교조사태 때의 대응자세를 두고 하는 말같은 데 이는 잘못 전해진 것입니다. 소신껏 행정을 이끌어 갔다고 생각하는데 이점 때문에 오해를 사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나 스스로 그들이 말하는 그런 강성인물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국정운영의 중점은 어디에 두실 것입니까.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당면문제는 아무래도 사회안정을 되찾는 일이라고 봅니다. 학원과 산업안정을 포함한 사회전체의 안정을 되찾는 데 우선적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광역선거 등 앞으로 닥칠 선거를 어떻게 치러나갈 생각입니까.
『지난번 기초의회선거에서 나타났듯이 국민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금권이나 관권이 개입할 여지가 없고 오히려 역효과뿐입니다. 앞으로 있을 선거는 순조롭게 잘 치러질 것으로 확신합니다』<파리=김진천 특파원>
1991-05-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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