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사찰」 먼저 해결돼야 한다”
수정 1991-04-18 00:00
입력 1991-04-18 00:00
미국은 지난 2년간 북경에서 가진 실속없는 북한과의 하위급 접촉을 탈피,정상외교관계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급 접촉을 통해 구체적으로 여러 조치들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윌리엄 크로우 전 미 합참의장과 앨런 롬버그 미 외교협회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 논문에서 주장했다. 다음은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지 봄호에 실린 「태평양안보 재고」라는 제목의 논문 중 한반도관련 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최근 여러 측면에서 남북한 및 주변정세를 보면 역사의 추세가 북한에게는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 결과 북한이 전세계와 한국에 대한 노선을 조정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기회가 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북한이 남북 총리회담을 받아들인 것이나 일본과의 수교협상에 나선 것은 이를 반영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미국은 한국과의 안보관계를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미군을 남겨두어야 한다. 그러나 미군 병력의 수준은 점차 줄일 수 있을 것이다.
93년까지 7천명 감축 이상으로 이후 5년간 절반정도의 지상군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군력은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언젠가는 남북관계의 진전,한국 국내 정치문제로 인해 주한 미군을 완전 철수시켜야 할 날이 올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은 먼 훗날의 전망이다. 그 시기까지 미 지상군 및 공군의 주둔은 정치적 상징뿐 아니라 북한이 남침할 경우 미국의 즉각적인 개입을 불러올 「인계철선」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한편으로 미국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려는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북한에 손을 뻗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지난 2년간 북경에서 실속없이 진행돼온 하위급 대화를 탈피해야 한다. 이제는 북한과 고위급 접촉에서 구체적으로 관계정상화로 이어질 조치들을 논의할 때다.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로 북한의 핵개발 우려에 대한 해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미국은이 문제를 한국에서의 핵무기를 철수하고 북한에 대한 핵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라는 북한측 요구와 연계시키기를 거절해 왔다. 물론 북한의 핵개발 문제해결이 우선적으로 추구돼야 하며 원칙적으로 두가지 문제는 별개로 다루어져야 한다.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협정 서명을 수락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며 주한미군 핵무기는 한국과 미국사이의 문제다. 그러나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기 위해 실제로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시킬 필요는 없다. 사실상 이 문제는 장차 한미간 정치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책은 북한이 핵안전 협정을 전면 수용하고 한국에 있을지도 모르는 핵무기가 제거되면서 워싱턴과 평양이 관계를 수립하는 것으로 모색돼야 한다. 물론 최종 해결방안은 한국을 포함해 양측의 기본원칙과 이익에 일치되는 것이어야 한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과 관련,어떠한 보장을 해주든간에 그것은 북한이 한국에 대해 침략을 하지 않고 핵무기를 획득하지도 않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해야 한다.
소련과 중국이 한반도에 대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이런 모든 요소들을 포함하는 해결책을 구현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특히 북한이 기꺼이 응할 의사가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소 절충만 하면 그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워싱턴 연합>
1991-04-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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