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남의 말 할때 아니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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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2-24 00:00
입력 1991-02-24 00:00
우리 정치권과 정치인들은 지금 무척 심각하고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뇌물외유 및 수서사건 등 일련의 정치 사회적 비리사건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근본인식과 결과 평가에 대해 정확히 아는 일은 정치권의 발전과 앞날을 위해서도 매우 유익한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엊그제 대전에서 도정관계자 지역사회 단체장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깨끗한 정치,깨끗한 정부를 약속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온 저로서는 매우 유감스럽고 송구스러운 일』이라고 다시 수서사건 등에 언급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대통령이 몇차례에 걸쳐 사태를 유념하고 유감과 사과의 뜻을 보인 것은 대통령 자신이 취임이후 되풀이해서 다짐해온 바 깨끗한 정치풍토 확립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권과 정치인들의 현실 인식이나 행태는 수서이전과 다름없이 여전히 구태에 머물러 있는 듯한 실망을 금치 못하는 것이다. 국가사회의 발전을 위한 정치권의 책무는 실로 무겁고 크다. 정치인 개인의 입장에서도 그 공인의식과 책임의식의 측면에서 보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 걸핏하면 책임을 남에게 돌리거나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논쟁이나 파쟁을 유발하려는 듯한 자세를 보면 우리 정치권과 정치인들의 의식개혁이 요원하다는 생각도 갖게된다.

우리 정치풍토가 정화돼야하고 구태의연한 제도와 의식이 과감히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은 일찍부터의 국민적 합의이다. 또 그것을 위해서는 국정 최고책임자 뿐이 아니라 여야의 정치 지도자,국회책임자와 모든 구성원,그리고 원내외를 망라한 정치권의 정치인들이 공인의식과 국가 사회적 책무감에 투철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러하지 못한 것이다.

노대통령이 사건들을 계기로한 정국의 발전적인 전개와 깨끗한 정치를 위한 제도와 의식개혁을 강조했을때 많은 국민들이 인식을 같이한바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평민당의 김대중 총재가 보다 높은 목소리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언급했고 이번에는 국회의 박준규 의장이 국회차원의 대응과 책임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사태인식과대응의지가 아직도 어딘가 공소하고 무책임하다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 총재로서 제도 및 권력수뇌부의 개편 개혁이나 입법추진 등을 요구한 것은 부분적으로 공감되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정치권의 자성과 자정노력은 엿보이지 않고 책임의 전가나 정치적인 해석과 의미부여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한발 더 나아가 일련의 사건을 정파간의 이해관계라는 시각으로 왜곡하고 정파 또는 정치인 개인안보에만 집착할 경우 결과는 정치권과 정치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여야 가릴것 없이 이제 모든 구태에서 탈피해야하고 떳떳지 못했던 약점과 부정적인 요소들을 과감히 떨어버리고 겸허한 자세로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우선 서로의 대화로써 사태를 논의하고 타협으로 정쟁을 지양하며 그리고 국회를 열어 제도개혁 등 각론을 협의해야하리라고 보는 것이다.
1991-02-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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