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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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1-01 00:00
입력 1991-01-01 00:00
1991년의 새아침이 밝았다. 행운을 가득 안고 솟아 오르는 동해의 붉은 해. 광휘로워야 할 3백65일의 첫 햇빛으로 온 누리를 감싼다. 희망찬 새해의 새 아침이다. ◆옛 사람들은 한 해의 계획은 새해의 새 아침에 있다고 했다. 고요히 앉아 새해의 갈 길을 생각해 보아야겠다. 하지만 너무 거창하게 계획할 일은 또 아니다. 거창한 것이었을수록 섣달 그믐날 밤의 실의는 클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절주나 금연을 한번 실천해 볼 수도 있겠고 일기 쓰기의 생활화를 시작해 볼 수도 있겠다. 지난해의 허물을 되돌이키면서 그것을 바루는 생활을 결심하는 새해의 새 아침으로 삼았으면 한다. ◆간지로 쳤을 때 새해는 신미년이다. 지금부터 1백80년 전의 신미년에는 홍경래가 군사를 일으켜 한때 서북지역을 휩쓸었다. 이듬해에 평정되지만 당시의 관권사회에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1백20년 전의 신미년은 우리에게 신미양요로 기억되는 해. 미 군함 5척이 강화도로 침입해 온 사건이다. 그리고 60년 전의 신미년에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켜 대륙침략의 야욕을 본격화한 해. 그해 조선의 총독으로는 우가키(우원일성)가 임명되어 왔다. ◆양띠의 해이기도 하다. 양은 영어로 「시프」,독일어·덴마크어로 「샤프」,라틴어로 「오비스」,그리스어로 「오이스」라 하지만 그 어원이 「보호」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의 「아비」(avi)에서 출발된다고 한다. 성서에도 5백번 이상이나 인용되는 양은 고대사회에서 희생동물이었다. 그래서 「보호」해야 할 만큼 소중한 동물이었을까. 그리스도도 『나는 목양자』라고 자칭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고대 유럽에서는 아침에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동물로써 운세를 판단하는 습속이 있었다. 이 때 양떼가 으뜸가는 행운을 뜻했던 것. 유순하기만 한 평화의 상징인 그 양의 해가 열렸다. 나라 안에서도 남과 북이 평화에의 길을 찾고 국제간에도 평화가 이룩되는 해로 될 것을 빈다. 독자 여러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요.
1991-01-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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