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제 줄다리기 막바지 신경전/「선거법 협상」 여야 입장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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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2-06 00:00
입력 1990-12-06 00:00
◎비례대표제 도입여부가 최대쟁점/선거구·운동방법엔 접점 곧 찾을듯/서로 버티기 양상… 예산안 처리와 일괄타결 전망

지자제선거법 협상에 있어 여야간 이견이 상당부분 좁혀지면서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합의를 도출키 위한 막바지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금명 지자제 절충이 성공,공전되고 있는 정기국회가 정상화되리란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지자제협상이 회기말까지 난항을 거듭하다 결국 내년 예산안 처리와 일괄절충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오는 13일 소련방문에 앞서 김대중 평민당 총재와의 청와대회담을 추진하리란 관측도 대두해 앞으로 일주일여에 걸쳐 현안타결을 위한 실무·고위레벨의 여야 접촉이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여야가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지자제선거법 관련쟁점은 ▲광역의회선거구 ▲비례대표제 도입여부 ▲선거운동방법 등 3가지로 대별된다.

여야 3가지 쟁점에 대해 자신의 절충선뿐 아니라 상대의 복안까지 공공연히 흘리는 「심리전」을펼침으로써 서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 3가지 문제는 따로 떼어 합의될 성질이 아니며 주고받기식으로 일괄타결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민자·평민 양당이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아직 양측의 입장차이는 상당하다.

우선 광역의회선거구 문제에 있어 민자당은 소선거구제를,평민당은 중선거구제를 주장하고 있으며 평민당의 비례대표제 도입주장에 대해 민자당은 반대하고 있다.

선거운동방법에 있어서는 합동연설회 허용여부,정당의 선거지원활동 허용범위,국회의원의 선거지원 허용범위 등이 여야간 쟁점이다.

하지만 양측은 모두 국회의 장기공전이나 민자당 단독운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 아래 상호 양보를 통한 절충점을 모색하고 있다.

절충의 큰 방향은 민자당측이 선거운동방법에서 상당 부분 물러서고 평민당측이 광역의회에서 소선거구제를 수용한다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즉 민자당측은 합동연설회를 허용하고 정당의 옥내집회를 보장하며 국회의원도 주민등록지와 관계없이 선거운동원으로 등록만 하면 선거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평민당측은 이에 대해 정당집회의 옥내외 모두 허용 등을 아직 주장하고 있으나 양측의 입장차이가 크지 않아 타협이 가능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민자당측이 이같은 선거운동제한완화방안 제시를 통해 평민당측으로부터 소선거구제로의 방침변경과 함께 비례대표제 포기까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평민측이 비례대표제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도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평민당 일각에서는 김영삼 민자대표가 지난 4일 김 평민총재에게 『광역의회 소선거구제를 받아들이면 최소한의 비례대표제를 수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이를 다시 정리한다면 3가지 쟁점 중 선거구제 문제는 평민당이,선거운동방법에서는 민자당이 각각 유연한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비례대표제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상대가 양보하리라고 강조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

비례대표제 문제와 관련,평민당측은 비례대표의원수를 전체의원정수의 4분의1 선으로 하자는 당초 주장을 5분의1 선 이하로 낮추고 최다득표정당이라 하더라도 비례대표제 의원정수의 60% 이상을 배정받지 못하도록 하자는 절충안까지 제시하며 민자당측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자당측에서는 김윤환 총무·최각규 정책위 의장 등 협상창구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지방선거에서는 비례대표제가 없다』고 완강한 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김영삼 대표의 측근인 황병태 의원이 『원만한 여야협상을 위해서 비례대표제를 검토해봐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계파간 다소 혼선을 빚고 있다.

하지만 민자당 일부 인사들은 『평민당측의 비례대표제 도입 주장은 「공천장사」 속셈 때문』이란 소문까지 평민당측의 입지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어 비례대표제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평민당측은 지자제협상 타결이 전제되지 않는 한 내년 예산 심의 등 국회운영에 참여치 않는다는 입장을 확고히하고 있다.

민자당은 이 때문에 지자제선거법의 조기타결에 최대한 노력하되 6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7일부터 정기국회를 단독으로라도 운영하는 방안을검토중이다.

단독국회를 강행하는 경우라도 오는 12일 대법원장임명 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때까지는 예결위 본격 가동을 미루면서 야당과의 재협상을 시도해본다는 방침이며 그도 여의치 않을 때는 정기국회 폐회일인 18일 이전 지자제선거법과 새해 예산·추곡수매안 동의 등의 일괄타결을 시도해본다는 생각이다.

지자제선거법과 국회운영이 맞물려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모두로부터 노 대통령과 김 평민총재간의 청와대회담 가능성이 거론돼 그 의도를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은 오는 13일부터 예정된 노 대통령의 방소가 역사적 외교사건임을 감안,초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노 대통령의 방소 이전 김 평민총재와의 회담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있다.

여권은 그러나 노·김 회담이 지자제선거법 등 현안타결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를 역으로 풀이할 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자제선거법 협상에서 야당측이 어느 정도 양보할 경우 그에 대한 「선물」로써 여야총재회담을 추진해볼 수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김 평민총재도 이를 간파한 듯 5일 기자간담회에서 『노 대통령과의 회담은 생각지 않고 있다』고 말해 이제까지 여야총재회담을 바라고 있던 것과 다른 입장을 보임으로써 지자제 문제에 있어 쉽게 양보하지는 않으리란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지자제선거법에 있어 3가지 쟁점이 어떻게 절충되느냐에 따라 정기국회 운영의 정도와 여야총재회담 성사여부가 결론나리란 전망이다.<이목희 기자>
1990-12-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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