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기」 늘고 지능화/올들어 피해분쟁액 2백억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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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1-19 00:00
입력 1990-11-19 00:00
◎위조카드 양산… 수억대 청구/「보상제」 악용,물품 대량구입뒤 분실신고/외판원이 타인 명의로 발급받아 사용도

신용카드를 이용한 갖가지 사기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신용카드 사기수법은 카드가맹점 등에서 사용대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실제보다 많은 액수를 사용한 것처럼 매출전표를 변조하는 단순한 것에서부터 카드에 새겨져 있는 계좌번호ㆍ주민등록번호ㆍ유효기간ㆍ이름 등을 위조해 수백장의 가짜 매출전표를 만들어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지능화ㆍ다양화되고 있다.

또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들이 카드발급 실적에만 급급해 본인이 아니더라도 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는 점을 이용,다른 상품의 외판원 등이 『제품을 구입하면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해주겠다』고 꾀어 소비자 명의로 카드를 발급받아 마구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신용카드를 도난ㆍ분실했을때 신고한 날부터 15일전까지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는 3백만원 한도에서 보상해주고 있는 점을 악용해 카드를 마구 쓴뒤 거짓 분실신고를 하는 수법도쓰고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고로 대금지불을 문제로 카드회원과 10여개 카드회사ㆍ은행 등이 벌이고 있는 분쟁 액수가 2백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시경에 구속된 삼성신용카드 사원 곽한원씨(32)와 함께 입건된 신숙자씨(31ㆍ벽제전자대표)의 경우만 하더라도 신용카드 사고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신씨는 삼성신용카드의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매출전표 9백36장으로 4억8천만원을 지급받았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실제 물품판매전표가 아니라 사채를 변제하는 데 쓴것이며 곽씨는 이같은 점을 알면서도 모두 8차례에 걸쳐 4백90만원의 사례금을 받고 이들 전표를 결제해 줬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구속된 서운구씨(31) 등 4명과 홍콩인 2명 등 6명은 홍콩에서 위조한 일본관광객의 신용카드로 국내에서 물품을 구입한 것처럼 가짜 매출전표를 만들어 1억2천여만원을 빼내 가로챈 것으로 밝혀져 신용카드 사기가 국제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9월27일 서울시경 특수대에 신용카드업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이공우씨(34) 등 2명은 카메라 대리점을 경영하다 빚더미에 앉자 이른바 「기술자」 2명을 고용해 신용카드를 위조해 수백장의 가짜 백지전표를 만들어 은행에서 돈을 빼내려다 검거됐다.

이들은 신용카드에 새겨진 영자성명ㆍ주민등록번호ㆍ유효기간ㆍ회원번호 등을 칼로 도려내 0에서 9까지의 아라비아숫자와 A에서 Z까지의 일파벳 활자를 확보한뒤 모은행에서 빼낸 2천5백여명의 회원카드 명부에 맞춰 도려낸 카드위에 활자를 다시 배열하는 수법으로 가짜 매출전표를 만들어 10억을 빼내려다 붙잡혔다.

지난달 10일 YMCA원 시민중계실을 찾은 우봉석씨(23)는 『카드를 이용해 27개월 할부로 S전자의 79만원짜리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외판원이 서명이 잘못됐다며 두차례나 찾아와 다시 서명해 주었더니 1백만원짜리를 구입한 것으로 대금명세서가 날아왔다』고 항의했다.

YMCA 시민중계실의 김숙경씨(25)는 『신용카드를 사용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고발이 하루 3∼5건씩에 이르고 있다』면서 『가입자들의 부주의에 의한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범죄꾼들의소행』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선진국에서처럼 은행에 가짜 매출전표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카드회원명부 및 매출전표원장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는 등 각종 법적 규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오승호기자>
1990-11-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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