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교류」 끝내 무산/북측,사제단등 「방북명단」 접수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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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8-14 00:00
입력 1990-08-14 00:00
◎전민련등과 직접 접촉 고집 평양측/신변보장 없인 보낼 수 없다 서울측

우리 정부의 전민련등에 대한 선별 방북허용 조치에도 불구,북측이 신변안전보장등에 관한 당국간 접촉을 거부함으로써 13일부터 17일까지로 예정됐던 민족대교류는 끝내 무산됐다.

북한은 13일 우리 정부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전민련등의 선별방북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 문제를 협의키 위해 이날 하오 3시 판문점에서 남북 당국간 접촉을 갖자며 연락관 2명을 보냈으나 이를 거부,판문점에 연락관을 파견하지 않았다.

북한은 대신 이날 발표한 범민족대회 북측 준비위원회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남측 추진본부대표들을 평양에 초청하면서 구태여 남조선 당국으로부터 그들의 명단을 넘겨받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14일 하오 2시 판문점에서 범민족대회 남측 추진본부대표들과 직접 접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평양중앙방송이 보도했다.

북한은 이에따라 전민련을 비롯한 남측 추진본부대표들의 방북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14일 하오 2시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 3명의 실무자를 파견하겠다고 말하고 한국정부에 대해 『민간단체들의 내왕문제에 끼어들어 하지 않아도 될 명단이나 주려할 것이 아니라 범민족대회에 참가하려는 모든 재야단체대표들의 방북문제까지 허락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의 당국자는 이같은 북측의 당국간 접촉거부에 대해 『아무런 신변안전에 대한 보장조치없이 국민을 북한에 보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민족대교류 기간중인 15일 판문점,16∼17일 평양서 잇따라 열릴 예정으로 있던 범민족대회는 무산되거나 남측 대표의 참여없이 북측 인사와 친북한 해외동포대표로만 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남북한 당국간의 최소한의 신변안전에 대한 보장도 없이 국민을 북한에 보낸다면 국민의 생명보호를 책임진 정부로서는 극히 무책임한 행동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같은 일은 무정부상태하에서나 가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정부가 해외여행 자유화조치를 하더라도 여권을 발급하고 상대국의 비자를받아야만 여행이 가능한 것은 상식』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우리측이 제의한 명단전달과 신변안전 보장조치가 여권및 비자발급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 8·15 범민족대회가 13일 상오 백두산 정상에서 조국통일대행진 출정식을 진행함으로써 개막됐다고 밝히고 범민족대회에 전민련 대표들이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 한국정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사회민주당」과 「천주교인협회」 「조선학생위원회」 등 3개 단체대변인 명의로 각각 담화를 발표하고 한국의 민중당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서총련에 대해 오는 14일 판문점에서 별도의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한 것으로 북한방송들은 전했다.

이보다 앞서 강영훈국무총리는 이날 상오 북한의 연형묵총리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북한이 선별적으로 초청의사를 밝힌 바 있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전민련등 특정단체 소속의 방북신청자와 취재기자들의 명단을 전달하기 위해 이날 하오 3시 판문점 중립국감독위 회의실에 연락관 2명을 보내겠다』고 통보했었다.〈관련기사3·18·19면〉
1990-08-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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