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의 계절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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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3-03 00:00
입력 1990-03-03 00:00
신입생의 계절이다. 기대와 희망이 부풀어 있는 사이로 불안과 초조의 두려운 기운이 스쳐가는 긴장된 시기이다. 수많은 가능성을 지닌 채 출발하는 모든 신입생을 우리는 환영한다. 그들은 틀림없이 새로운 활력이 되어 기여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신입생에게 공통되는 것은 새로운 환경과의 만남이다. 미지의 세계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부담이다.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만들기도 한다. 미성년기에 머무는 초중고의 「신입생」은,어른들이 거들어주는 일이 중요하다. 남들도 다함께 맞는 일이므로 예사롭게 생각하기가 쉽지만,당사자들에게는 각각이 다 자기만의 경우가 있게 마련이고 의외로 심각한 부담이 되어 압박해올 수도 있다.

잘 들어주고 발길을 열어주어 신기한 일이나,새로운 고뇌,당황 따위에 함몰되어 잘못된 판단이나 선택을 하지 않도록 예방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그 모든 일이 자율능력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함께 토론하고 대화하고 그리고 결론은 스스로 도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신입생중에서도 새로 출발하는 대학생은 초중고와는 영 다르다. 그들은 전폭적인 자율능력을 시험받으며 청소년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자유속에 던져진다. 지나간 12년 안팎의 학교교육이,이 「신입생」 한가지에 목표가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는 대학생이 되었으므로 본인도 주변도 일시에 이완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공부」는 지겨워서 더는 하고 싶지않고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쉽다.

그러나 「대학 신입생」은 중요한 출발일 뿐이다. 실패,중도탈락,부실 등의 함정이 수두룩한 출발점일 뿐이다. 그런데도 많은 경우의 우리 대학생들은 신입생이 되면서 「면학의 흥미」를 졸업해 버린다. 대학입시에 진이 다 빠져서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공부와는 담을 쌓고 만다. 이런 풍조는 개인을 위해서나 사회ㆍ나라를 위해서나 크게 잘못되고 손해나는 일이다.

실제로 취업을 위해서나 유학 또는 대학원 이상의 길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나 대학기의 성적증명서는 전학년의 것이 따라다니게 마련이다. 그 점을 생각해서라도신입생시절의 지나친 해이는,저지른 허물보다 훨씬 가혹한 불이익을 가져다 준다.

그러면서도 그런저런 정보와 지식이 빈곤한 것이 대학신입생이기도 하다. 중구난방으로 접근해 오는 유혹만 많고 추스르기가 버거운 「자율」이 주어졌을 뿐이다. 자율이란 고리대금업자처럼 어김없이 「책임」의 채권을 내미는 가혹한 채귀이기도 하다. 이 혼미와 가혹함 속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진리에 대해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사고방법을 성숙시켜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긍정적 사고는 부정적 사고보다 참을성을 필요로 하고 「성사」 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게 하고,희망을 갖는 법을 훈련시킨다. 그런 품성은 어떤 사회에서도 필요로 하는 인품이다.

모든 신입생은 올바르게 확립된 가치와 정선된 지식을 배우고 진리를 익힐 권리가 있다. 이 보석처럼 귀한 권리를 되도록이면 손상시키지 말고 누려야 한다. 「의식화」라는 이름의 호기심이나 나태의 유혹에 빼앗기기에는 너무 아깝고 소중한 유일한 기회,그것이 「신입생시기」이다.
1990-03-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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