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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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2-23 00:00
입력 1990-02-23 00:00
일본신문들은 「포식의 세대」란 말을 흔히 쓴다. 포식이란 실컷 먹는다는 뜻이니 불필요하게 너무 많이 먹는 요즈음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람들은 먹는 것을 모두 소화시키지는 못한다. 지나치게 먹으면 소화 못시키는 부분만큼 낭비가 커진다. 낭비란 아무런 목적없이 소비하는 것이며 가장 경계해야할 부도덕한 행동의 하나다. ◆요즈음 우리사람들은 일반음식의 과식 낭비 뿐아니라 몸을 보한다는 보신의 낭비도 심한 것 같다. 원래 보신이란 허약체질ㆍ병후 회복을 위해 먹는 것이다. 밥잘먹고 소화 잘시키고 잠잘자는 보통의 건강한 사람에겐 필요 없는 것. 건강한 사람은 먹어보았자 흡수되지 않고 그냥 배설된다는 것이 한방의 소리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보신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현대인들은 모두 건강에 자신이 없기 때문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게다가 보신음식이란 것들이 하나같이 정력강장제로 선전되는 것을 보면 정력에 대한 욕심들 때문일지 모른다. 「정력에 좋다면 못먹는 것이 없다」는 말은 흔히 듣는다. 산림을 못쓰게 만드는 송충이를 없애는 좋은 방법은 「송충이가 정력에 좋다」는 말을 그럴듯하게 퍼뜨리는 것이라는 농담을 하는 사람도 있다. ◆보신과 정력에 좋다는 개구리ㆍ지렁이ㆍ뱀 등의 보신음식점들이 계속 번창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 온 산하의 개구리와 뱀과 지렁이들을 모두 먹어치우는 것이 아닌가 했더니 동남아의 코브라뱀 수입소동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관광객들의 태국뱀탕ㆍ뱀불고기 보신원정 소식이다. 코브라뱀탕과 뱀불고기가 한국관광객들에게 어찌나 인기인지 호텔로 배달해주고 보온병에 담아주는가 하면 우유ㆍ버터를 첨가한 「특수영양뱀탕」으로 바가지까지 씌운다니…. ◆뱀이 보신ㆍ정력제란 말은 동의보감에도 없고 학자들도 단백질이 풍부한 영양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영양과잉인 상태에서 뱀을 먹으면 낭비일 뿐아니라 성인병을 촉진시킨다는 것. 뱀이 보신ㆍ정력제라 해도 코브라는 태국인 체질에나 맞지 우리 체질과는 상관 없는데 외국에까지 가서 돈 낭비를 해야겠는가.
1990-02-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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