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금속 해고통고의 충격(사설)
수정 1990-01-14 00:00
입력 1990-01-14 00:00
외부의 힘에 의하여 분규를 해결한 기업이 안정을 되찾은 지 1년 만에 또다시 심각한 노사분규가 우려되는 극약처방을 내리는 사태로 발전했다는 그 자체가 충격적이다. 경영주는 이번 해고통고가 최악의 노사분규를 야기시키고 마침내는 파업으로 조업이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을 줄로 안다.
기업정상화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 하더라도 그것이 오히려 기업을 위기로 몰고 갈 우려가 있는데도 노사측에 해고를 통고한 사실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기업은 또 근로기준법에 따라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해고를 통고할 정도로 기업경영이 악화되었다면 그것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더욱이 전체노동자의 4분의1이상을 해고하려 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전체 종업원 4천1백명의 27%인 1천1백명을 해고하고 난 뒤에도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4∼5시간 단축할 수밖에 없다는 회사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하더라도 이 기업의 경영상태는 대략 짐작이 간다.
해고가 통고된 이 회사 안강공장의 매출액이 87년 9백26억원에서 89년 9백40억원으로 5%정도 증가했는 데 반해서 인건비는 2백40억원에서 4백20억원정도로 75%가 인상되었다고 회사측은 발표하고 있다. 이 회사 발표대로라면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44%이다.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88년 12%임을 감안할 때 풍산금속 안강공장은 인건비 부담이 지나치게 과중하다.
거시적 측면에서 우리의 충격은 지나친 노사분규와 고임금이 실업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현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년동안의 높은 임금인상이 기업의 경영상태를 어렵게 하고 그 여파로 실업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해왔지만 중소기업도 아닌 대기업의 대량해고 통고로 번졌다는 사실이 참으로 걱정스럽다.
지난 3년동안 산업현장의 분규와 지난해부터의 경기침체로 올해 실업률은 지난해의 2.7%에서 0.8%포인트가 높은 3.5%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만약에 올해도 노사분규가 격화되면 연말 실업률은 4.5%라는 위협적인 수준에 이른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풍산금속의 해고통고가 올해 실업사태를 예고하는 불길한 전조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가 공동체라는 인식에 입각해서 산업평화를 정착하는 것 이외에 최상의 방법은 없다. 기업인들은 경영합리화를 인원감축에서 찾는 안이한 경영자세를 버리고 근로자는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장기분규가 자신들에게는 물론 국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
1990-01-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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