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취약한 A형? 혈액형 관계없어요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업데이트 2021-04-07 01:51
입력 2021-04-0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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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과 혈액형 ‘상관관계’ 없다
코로나19 감염과 혈액형 ‘상관관계’ 없다 “A형은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되고 O형은 강하다”는 일부 연구나 속설은 통계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사대상이 소규모이며 유전적 배경이나 지리사회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착시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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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혈액형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식의 주장은 통계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부터 러시아, 중국, 미국 등 일부 국가 연구자들이 “A형인 사람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하고 O형인 사람은 코로나19에 강하고 AB형은 거의 안 걸린다”는 식의 연구 결과들을 발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美 연구팀 10만명 분석… “성별도 감염 무관”

미국 유타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심장연구소, 유타대 의대, 스탠퍼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민감성이나 중증도와 혈액형 유형을 분석한 앞선 연구들을 통계학적으로 재분석하고 새롭게 대규모 임상 분석을 한 결과 혈액형과 코로나19 감염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6일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4월 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국 유타주, 아이다호주, 네바다주에 있는 24개 대형병원과 215개 클리닉에서 지난해 3월 3일부터 11월 2일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검사를 받았던 사람들 중 10만 7796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우선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들을 ABO 혈액형별로 구분한 다음 음성과 양성 비율, 양성 판정자 중 입원과 비입원 비율, 증상의 경중을 비교했다.

●확진 땐 남성, 고령일수록 중증 가능성 높아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1만 1468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혈액형과 코로나19 양성 반응 간에 상관관계는 없었다. 이전에 나왔던 주장과는 달리 양성 반응자는 O형이 A형보다 8% 포인트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 후 중증으로 전환돼 집중치료를 받은 사람들도 혈액형과의 연관성은 찾을 수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코로나19 감염 자체는 혈액형은 물론 성별과도 연관성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단 양성 반응자 중 병원에 입원하거나 중증으로 발전한 사람들은 혈액형이 아닌 연령, 성별 연관성이 높았다. 즉 남성이면서 나이가 많을수록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다.

제프리 앤더슨 유타대 의대 교수는 “기존 연구들은 조사집단 크기가 작았고 유전적 배경, 지리적·사회적 환경, 바이러스 변이 등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4-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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