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퀴 모양의 거랭이를 이용해 재첩을 잡는 전통방식의 ‘섬진강 재첩잡이 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될 전망이다.
경남 하동군은 16일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이웃 광양시와 공동으로 섬진강 재첩잡이 어업에 대한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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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섬진강 재첩 재취 섬진강에서 어민들이 거랭이를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하동군에 따르면 섬진강 하류지역에서 하동·광양 지역 어업인들이 손틀방류(거랭이)를 이용해 강물 바닥을 긁는 전통방식으로 재첩을 채취한다. 거랭이는 모래가 빠져나갈 수 있게 촘촘하게 구멍이 뚫려 있는 망이 부착된 쇠갈퀴를 기다란 대나무 막대 끝에 고정해 놓은 재첩잡이 도구다. 거랭이로 강바닥을 긁으면 모래와 어린 재첩은 빠져나가고 굵은 재첩만 망안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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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재첩 채취 섬진강에서 어민들이 거랭이를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과거 두 지역에서 3000명이 넘는 어민들이 섬진강에서 거랭이를 이용해 재첩을 채취했으나 섬진강 상류 댐 건설 등으로 강 하류 유지수가 줄고 염분농도가 증가해 재첩서식량이 갈수록 감소하는 탓에 재첩 채취 어민수도 줄고 있다. 현재 섬진강 재첩채취 어민은 하동 400여명, 광양 100여명 등 모두 500여명으로 줄어 재첩 서식지 보호와 채취방식 보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하동군과 광양시는 여러차례 협의를 거쳐 섬진강 재첩잡이 어업의 국가중요어업유산 등재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지자체는 각각 경남도와 전남도를 거쳐 오는 20일까지 해양수산부에 등재지정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해수부는 신청서가 접수되면 서류심사를 하고 현장 확인을 한 뒤 최종 평가를 해 올해 말 등재여부를 결정한다.
하동군은 섬진강 재첩잡이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되면 이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하동 전통 차 농업의 등재 결정에 앞서 현장확인을 위해 하동을 방문했던 해외 심의위원들이 섬진강에서 어민들이 거랭이로 재첩을 잡는 광경을 보고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가치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군은 당시 심의위원들의 이같은 의견에 따라 재첩잡이 어업의 국가중요어업유산 및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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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재첩 채취 섬진강에서 어민들이 거랭이를 이용해 재첩을 채취하고 있다.
군은 하동지역에서 한해 채취되는 재첩은 5000t(70여억원)으로 추산되며 이가운데 10%인 500t(7억여원)은 수협 위판장을 통해 위판돼 지역에서 소비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