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 어느날 소변에 피가…
수정 2009-06-22 00:42
입력 2009-06-22 00:00
아직도 노인들은 자신의 건강 문제를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 할머니도 처음에는 간간이 혈뇨가 나왔지만, 최근 석 달 동안은 소변 때마다 피가 나왔고, 최근에는 어지럼증까지 심했지만 한사코 이를 숨겼던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진단 결과는 방광암이었다.
혈뇨는 신장·요관·방광·전립선 등에 암이 있거나, 염증·결석이 있을 때 흔히 나타난다. 특히 40대의 혈뇨는 방광암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방광암은 남성암 중 6위로, 유병률이 3.1%나 된다.
방광암은 혈뇨 외에는 거의 자각 증상이 없다. 대개 혈뇨는 한 두 차례 나오거나 하루쯤 지속되다가 자연적으로 멈추는데 이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증이 저절로 없어진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그러나 혈뇨 중에는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방광암은 40대 이후 남성에게 많으며, 흡연이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초기 방광암은 80% 이상이 방광의 근육 층을 침범하지 않은 표재성이어서 배를 절개하지 않는 ‘경요도 절제술’로 제거한 뒤 항암제를 투입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통증이 없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이른바 무통성 혈뇨가 보이면 즉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종류의 암이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는 것은 방광에 종양이 생겼음을 암시하는 신호일 수 있다. 이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여겨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방치하다가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 비뇨기과
2009-06-2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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