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콤플렉스와 빨간 스포츠카… 아베 성장 과정의 비밀

손원천 기자
수정 2016-04-02 01:01
입력 2016-04-01 17:48
2015년 10월. 일본 정부 내에 제3차 아베 내각이 출범했다. 한데 뜻밖에도 각료 가운데 일본 최고의 명문인 도쿄대 출신이 드물었다. ‘총리의 친구’라 불리는 시오자키 야스히사 후생상, ‘아베 키즈’라 불리는 마루카와 다마요 환경상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는 일본의 역대 정권 가운데서도 극단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한다. 왜 이런 도쿄대 기피 현상이 빚어졌을까.
이런 상황에서 학생 아베가 갖는 느낌은 어떤 것이었을까. 빨간색 스포츠카 알파로메오를 타고 학교를 오가며 유력 정치인의 자제라는 신분을 과시했지만 그에게 이 같은 유희란, 좌절의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였을 터다. 그의 이력서에서 ‘세이케이대 법학부 졸업. 고베제강소 근무를 거쳐 1982년 부친인 아베 신타로 외무대신의 비서 역임’이라는 문장이 사라진 것도 이와 비슷한 원인 때문이었을 거라 추정해 볼 수 있다.
책은 일종의 ‘아베 연구서’다. 분석의 틀은 성장 과정이다. 아베 총리의 부친 신타로 시절부터 아베 가문을 밀착 취재해 온 교도통신 정치부 기자 출신의 저자가 아베 본인과 가족, 친구, 양육 교사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강경 보수 정치인’의 이면에 어떤 성장 과정이 있었는지를 들춰 보고 있다.
책은 유모 품에서 자란 아베 총리의 유년기부터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마작에 심취했던 대학 시절, 가문의 지지 기반과 간판, ‘가방’(자금) 등을 물려받아 손쉽게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 시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스타 정치인으로 급부상해 총리에까지 올랐으나 건강 문제로 사임한 후 총리에 재취임하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한다.
부수적으로 일본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자민당 60년의 계보와 당내 세력 관계도 살펴볼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6-04-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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