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7라운드)] 느림의 미학
수정 2006-11-07 00:00
입력 2006-11-07 00:00
●흑 박정상 9단 ○백 백흥석 5단
(참고도) 유리함을 의식하고 곧이곧대로 흑1에 받아주는 것은 너무도 나약한 응수이다. 백이 2,4의 단수를 마저 활용하고 6으로 붙이면 하변에 백의 두터움이 생겨날 조짐이다. 실리로는 백이 뒤질 게 없었으므로 이곳에서 백이 두터움을 얻어낼 수만 있다면 좌중앙 흑의 두터움을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방 형세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백은 92,94를 활용하고 96으로 한칸 뛰어서 우변 백돌을 안정하고자 했다. 이런 식으로 흑의 두터움만 지울 수만 있다면 균형 잡힌 바둑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 동안 충분히 두터움을 확보하며 힘을 비축한 박정상 9단이 흑97이라는 맥점을 구사하며 우변 백돌을 공격하자 형세는 단숨에 흑쪽으로 기울었다.
흑91은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 두터움의 결정체와 같은 한수였다.239수 끝, 흑 불계승
유승엽 withbdk@naver.com
2006-11-0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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