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을 펼치다/강성재[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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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4-01-02 13:53
입력 2024-01-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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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어둑새벽 선잠 깬 종소리에
경매사 손짓 따라 어시장이 춤을 추고
모닥불 지핀 계절은
동백꽃을 피운다

항구엔 수유하는 어선들의 배냇잠
활어판 퍼덕이는 무지갯빛 물보라
물메기 앉은자리 곁
삼식이도 웃는다



눈뜨는 붉은 해 동녘 하늘 헤엄치고
활강하는 갈매기 떼 생사의 먹이 다툼
금비늘 남해 바다엔
파도가 물결친다

자자자, 떨이를 외치는 어시장 안
손수레 바퀴가 풀고 가는 길을 따라
햇살도 날개 펼치며
오금 무릎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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