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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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1-02 01:01
입력 2020-01-01 16:30

오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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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워 넣을 내가 많아 어제보다 무거워요

하루가 흔들리며 어깨를 짓누르는데

거품만 빼면 될까요 나, 라는 무게에서

한쪽으로 쏠리는 기울기를 읽지 못해

때로 실밥 터지고 걸음 뒤뚱거려도

넣지도 빼지도 못해요 나, 라는 이력서

비구름 몰려 있는 귀퉁이 우산 한 개

바닥을 탈탈 털어 잿빛 날들 고백할까요

마음껏 펼치고 싶어요 나, 라는 햇살 목록
2020-01-02 4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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