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완벽한 선을 찾아서… 두 거장의 영감을 탐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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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2-20 09:42
입력 2026-02-2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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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29일까지 ‘김흥수: 탐미의 일월’전이 열리고 있는 제주현대미술관 상설 전시실. 제주 강동삼 기자
오는 3월 29일까지 ‘김흥수: 탐미의 일월’전이 열리고 있는 제주현대미술관 상설 전시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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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현대미술관에서 3월 29일까지 열리는 ‘김흥수:탐미의 일월’ 전에서 선보인 누드 드로잉.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현대미술관에서 3월 29일까지 열리는 ‘김흥수:탐미의 일월’ 전에서 선보인 누드 드로잉.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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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_바램_1992_캔버스에 혼합재료_73×137㎝.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김흥수_바램_1992_캔버스에 혼합재료_73×137㎝.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 김흥수 화백의 ‘탐미의 일월’전… 하모니즘이 구현된 누드 드로잉에 주목하다“드로잉이란 한마디로 선입니다. 선은 곧 균형입니다. 따라서 완벽한 선의 발견이 이번 나의 드로잉전이란 생각이죠. 하나의 완벽한 선을 위해 며칠씩 매달리는 것도 그 이유에 섭니다.”

1987년 국제화랑에서 열린 드로잉전에서 남긴 이 한마디는 화가 김흥수(1919~2014)의 예술관을 압축한다. 제주에서, 그의 ‘완벽한 선’을 다시 마주할 기회가 열렸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오는 3월 29일까지 상설전시실에서 ‘김흥수: 탐미의 일월’을 열고 있다. 전시 제목은 김 화백이 1980년 8월 ‘신동아’에 기고한 글에서 따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김 화백의 미공개 작품과 아카이브를 소개해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일생을 바친 한 화가의 삶을 조명한다.

김흥수는 1938년부터 1944년까지 일본 동경미술학교(현 국립도쿄예술대학)에서 수학했다. 한국전쟁기에는 대구·부산에 머물며 예술가들과 교유했고, 이 시기까지는 주로 구상미술에 천착했다.

전쟁의 참상을 새로운 형식으로 담아내기 위해 1955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입체주의와 앵포르멜, 반구상 회화를 탐구했다. 1967년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뒤 12년간 체류하며 마침내 자신만의 조형 언어 ‘하모니즘’을 창안한다. 1977년,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는 이 양식을 공식 선언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회화 작품과 아카이브로 김 화백의 일대기를 되짚는다. 예술가는 작품을 남기고 아카이브는 작품을 둘러싸며 작품과 예술가의 삶과 사유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일본, 파리, 미국을 거쳐 조형언너을 개척해 나간 과정을 작품과 아카이브 등을 통해 추적한다.

특별전시실에서는 독창적 조형 언어인 ‘하모니즘’이 구현된 누드 드로잉과 회화에 주목한다. 김 화백은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는 하모니즘 양식을 선언하기까지 평생에 걸쳐 자신만의 예술관을 모색했다.

김 화백이 기증한 제주현대미술관 소장품의 드로잉을 시작으로 기고문 삽화의 원화, 초상 드로잉과 김 화백의 예술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누드 드로잉까지 폭넓게 선보인다. 그에게 누드화란 인간으로서의 누드, 희로애락을 가진 여인의 절실한 감성을 표현하는 양식이며, 한 여성을 통해 들여다본 환희와 절망, 허무와 끝없는 욕망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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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현대미술관 분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광진: 기다린 계절’ 상설전.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현대미술관 분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광진: 기다린 계절’ 상설전.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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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진_자연의 소리_2003_캔버스에 유화물감_66×66㎝.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박광진_자연의 소리_2003_캔버스에 유화물감_66×66㎝.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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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진_자연의 소리_1995_캔버스에 유화물감_120×110㎝.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박광진_자연의 소리_1995_캔버스에 유화물감_120×110㎝. 제주도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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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 2층에는 관람객들 참여 공간 ‘머문 계절’ 코너. 제주 강동삼 기자
전시실 2층에는 관람객들 참여 공간 ‘머문 계절’ 코너. 제주 강동삼 기자


90세 거장 박광진 화백의 ‘기다린 계절’전… 제주 자연에 바치는 헌사김 화백의 선 하나가 균형미를 뜻한다면 노장 박광진 화백의 억새의 수직선은 ‘자연의 소리’로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오는 3월 1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 분관에서 열리는 박광진(1935~) 화백의 가을과 겨울 풍경화를 선보이는 상설전 ‘박광진: 기다린 계절’이 그것이다.

90세 노장 박 화백이 1964년 처음 제주를 찾은 이후 제주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틈날때마다 섬을 찾아 제주의 자연을 화폭에 담아왔다. 수십 년간 화폭에 담아온 한라산, 오름, 억새와 단풍, 눈 덮인 산 등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1990년대 대표 연작 ‘자연의 소리’에서는 억새를 소재로 ‘자연의 소리’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려는 실험적 시도가 돋보인다. 화면 가득 채운 억새 줄기와 새로운 줄무늬 요소, 산과 억새의 기하학적 단순화는 이전의 절제된 사실주의 풍경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박 화백의 겨울 풍경화는 차가운 계절을 따뜻한 색채로 표현해 아늑하고 포근한 감성을 전달한다.

박 화백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사실적 풍경과 추상적 표현으로 작품화해왔다. 이번 전시는 화백이 자연에 바치는 헌사를 그리기 위해 마주했던 순간들과 관람객에게 다가온 계절이 맞닿는 공간이 될 것이다.

특히 수직성을 강조해 억새 줄기를 화면 가득 채우거나 새로운 줄무늬 요소를 도입하기도 했고 산과 억새를 기하학적 도형으로 단순화하는 등의 실험적 시도가 돋보인다.

전시실 2층에는 관람객들 참여 공간 ‘머문 계절’ 코너가 마련된다. 박광진 화백의 풍경화를 컬러링 도안으로 재구성해 관람객이 자신만의 계절을 색칠하며 작품과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자녀를 동반해 와서 작품을 감상한 뒤 박 화백의 풍경을 자신만의 색채로 담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운영시간은 화요일~일요일(매주 월요일 휴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까지다.

이종후 도립미술관장은 “다양한 화면 구성과 리듬 속에 담긴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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