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나홍진 감독 “자극적인 묘사 되도록 피했어요”
수정 2016-04-07 17:53
입력 2016-04-07 17:33
6년 만의 신작…연출작 가운데 첫 15세 이상 관람등급
연합뉴스
‘추격자’(2008), ‘황해’(2010)를 연출했던 나홍진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나 감독은 7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곡성’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너무 오랜만이라서 굉장히 긴장된다”면서 “아직 영화 후반작업 중이라 정신없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기존 장르영화라고 규정짓는 틀 안에서 변칙적인 혼합을 통해 변종 장르 하나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이후 시작된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 속에서 소문과 실체를 알 수 없는 사건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나 감독은 전작인 ‘추격자’와 ‘황해’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스릴을 유발했다면, ‘곡성’은 서서히 숨통을 조이는 방식으로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스타일의 긴장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추격자’와 ‘황해’에서 직접적이고도 자극적인 묘사를 여과 없이 표현한 것과 달리 이번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 등급을 받았다는 점도 이전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황해’가 개봉했을 당시 크리스마스에 극장 맨 뒷좌석에서 영화를 봤어요. 저만치 앞에서 연인이 함께 영화를 함께 보고 있었는데, 여자분이 갑자기 머리를 수그리고 점퍼를 뒤집어쓰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두 분께 굉장히 죄송했어요. 그래서 이번 영화는 철저히 미술, 분장 등 디자인과 미장센으로 자극을 배가시키겠다고 결심했죠. 직접적인 묘사는 될 수 있으면 피했어요. ‘곡성’이 개봉하는 시기도 가정의 달이고요. (웃음)”
‘곡성’은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동시에 내달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릴 만한 수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나 감독은 “‘곡성’은 일정 부분 예술적인 면을 지향했지만, 상업영화에 더 가깝다”면서 “정말 순도 높은 예술영화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영화사인 이십세기폭스가 제작기간이 5∼6년에 달한 이번 영화의 제작·투자·배급을 맡은 점도 눈에 띈다.
나 감독은 “이십세기폭스가 제 영화에 전혀 손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믿어줬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는 탄탄한 내공과 검증된 연기력,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스크린을 압도했다.
곽도원은 평범한 경찰이자 아버지인 한 남자가 경험하는 복잡하고 처절한 감정을 표현했고, 황정민은 올백 머리를 하고 슈트를 입은 무당으로 분해 15분간의 롱테이크로 굿 장면을 촬영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천우희는 살인사건을 목격한 여인으로 나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고 한다.
이날 주연 배우들이 밝힌 대로라면 ‘곡성’은 시나리오가 무척 탄탄한 영화다. 황정민은 “대사가 몇 마디 없는데도 굉장히 함축적인 시나리오였다”면서 “마치 잘 짜여진 시 같았다”고 소개했다.
천우희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과연 어떻게 영화로 나올 것인지 너무 궁금했다”며 “촬영하는 과정에 짜릿하고 경이로운 순간을 맛봤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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