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용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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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2-29 12:00
입력 2009-12-29 12:00

김형준감독 데뷔작… 반전 돋보여

연기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배우인 설경구와 류승범이 처음 만났다는 것만으로 일단 구미가 당긴다. 2010년 처음 개봉하는 한국 영화이며, 최근 들어 국내 영화계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스릴러라는 점 등도 관심을 자극한다. 방송 PD 출신 김형준 감독의 데뷔작 ‘용서는 없다’가 그렇다.

금강 하구둑에서 잔인하게 토막난 젊은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최고 실력파 법의학자 강민호(설경구)가 마지막으로 이 사건의 부검을 맡는다. 사건은 의외로 쉽게 풀린다. 환경운동가인 이성호(류승범)가 용의자로 붙잡힌 것. 새만금 간척 사업을 반대하기 위한 퍼포먼스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다소 엉뚱한 자백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와중에 강민호의 딸이 실종된다. 딸의 실종이 이성호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된 강민호는 위험한 거래를 하게 된다.

영화 초중반은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복선을 뿌리는 데 주력하지만 후반부에 나름대로 열매를 거둬들이며 분위기를 상쇄시킨다. 일찌감치 범인이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탄탄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시나리오가 준비된 것. 하지만 이미 정해진 결말을 위해 억지로 짜맞췄다는 느낌이 나는 부분도 있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담아내고 보여주려는 데뷔 감독의 의욕 과잉도 느껴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살인의 추억’, ‘복수는 나의 것’, ‘그놈 목소리’, ‘세븐 데이즈’, ‘유주얼 서스펙트’, ‘세븐’ 등 숱한 국내외 스릴러가 떠오른다. 독창성이 부족한 종합선물세트 같지만 아류작이라고 평가절하할 정도는 아니다. 긴장감 넘치는 막판 30분과 반전은 근래 나온 국내 스릴러 영화 가운데 가장 돋보이기 때문이다.

법의학자를 주인공으로 삼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건의 열쇠가 절단된 시체와 부검 과정에 있기 때문인지, 신체 절단이나 부검 장면이 너무나 상세하게 묘사된다. 지나치게 잔혹한 일부 영상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드는 의문 가운데 하나. ‘그런데 이성호는 다른 사람도 아닌, 왜 유독 강민호에 대한 복수에 집착한 것일까?’ 청소년관람불가. 1월7일 개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9-12-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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