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초문학상] 심사평 “잘 구워진 언어의 사리”
수정 2009-05-29 00:42
입력 2009-05-29 00:00
수상작 ‘헛 눈물’은 겉으로 읽어도 저 공초가 해냈던 깊고 넓은 사유와 맞닿고 있음을 알겠거니와 글자들이 감추고 있는 뜻을 헤아려 들어가면 시인이 삶의 문턱을 얼마나 아프게 넘나 들었으면, 또한 거기서 곪고 터진 생각을 얼마나 오래 깎고 다듬었으면 그 흔하고 비린 눈물을 이처럼 단단하고 빛나는 사리로 구워낼 수 있을까 하는 섬뜩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울렁거리던 암내조차 완전 가신’에서 이승을 몇 바퀴나 돌아나온 듯한 체관(諦觀)이 묻어 나오는가 하면 ‘소금끼조차 바짝 마른 눈물 한 줄기’, ‘너 뭐냐?’고 던지는 화두가 비어 있음(空)조차 넘어서는(超) 경지가 아닌가.
오늘의 시가 산문 쪽으로 넘어가고 ‘낯설게 하기’라는 탈을 쓰고 본래의 모습을 지워가고 있음에 비하여 신달자 시인은 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언어의 절제성과 명료성으로 그 울림의 폭을 드넓게 열어 가며 꾸준하게 앞서 나가고 있다. 이 수상의 후보에 그의 시선집 ‘바람 멈추다’가 참고되었음을 밝힌다.
심사위원 조오현 시조시인
임헌영 중앙대 교수
이근배 공초숭모회 회장
2009-05-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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