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으로 창조한 ‘정의의 몬스터’
수정 2008-12-30 00:40
입력 2008-12-30 00:00
이승애 ‘The Monster’전
젊은 작가 이승애(29)씨의 전시회에선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졌다.아라리오 서울에서 열리는 ‘The Monster’전에서 작가는 몬스터들을 ‘정의의 몬스터’라고 부른다.인간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사멸해간다는 것이다.이 작가는 “개개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현재적 불만과 슬픔,정치·사회적 부조리 등 혼자의 힘으로 대적할 수 없는 거악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힘센 대상이 나에게는 괴물이고,‘절대 선(善)’의 상징이다.”고 설명한다.
이 작가는 “대체 괴물이 사악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누가 정의했느냐?”고 반문한다.악마와의 대응에서 패배를 일삼는 천사가 아름답고 예쁘다면,‘아름답고 예쁜 것이 선한 것’이라는 악마의 속삭임에 우리가 속아넘어간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악마가 늘 이기기 위해서.
작가는 자신이 체격이 작고 체력도 약해서 괴물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몬스터를 그리는 작업도 연필과 종이만으로 한다.가장 약한 도구로 가장 강한 것을 창조해내겠다는 각오다.무채색의 괴물은 전시장 곳곳에서 엄청난 크기와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압도한다.
괴물들은 하이브리드다.이를테면 식물,동물도감에서 봤을 것 같은 독수리의 강하고 아름다운 날개나 말미잘의 아름다운 촉수,공작의 아름다운 꽁지,짚신벌레 등이 모두 합쳐진 식이다.자연스럽지 않은 조합 때문에 복잡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지만,우리나라 미술에서 부족했거나 외면됐던 장르가 열렸다는 느낌이다.몬스터 표본박스도 구경거리다.내년 1월20일까지.(02)723-619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08-12-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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