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창 의사 한때는 ‘모던보이’ 였다
이순녀 기자
수정 2008-10-23 00:00
입력 2008-10-23 00:00
배경식씨, 박제된 독립투사 삶의 진실 조명
너머북스 제공
기노시타 쇼조는 이봉창의 일본 이름이다. 억지로 창씨 개명한 것이 아니라 일본인으로 살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이봉창이 스스로 바꾼 이름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봉창은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일제의 식민정책에 협조하며 근대문물의 혜택을 누린 ‘모던보이´였다. 차별에 대한 불만은 있었으나 반일 민족의식은 형성되지 않았다.
그러다 1928년 히로히토 즉위식을 보려고 오사카에서 교토로 갔다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유치장에 갇힌 뒤 자의식에 극전 반전이 일어난다. 이후 상해로 건너간 이봉창은 백범 김구를 만나면서 독립투사로 변모한다.
하지만 이봉창이 도쿄로 돌아가 폭탄을 던지기까지 20일간의 기록은 우리가 기대하는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저자가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재구성한 이봉창의 행적에는 술마시고, 영화보고, 유곽에 드나들고, 골프를 치며 소일하는 대목이 적지 않다.
저자는 “독립운동의 영웅과 식민지적 근대를 상징하는 인간형인 ‘모던보이´는 어울리지 않는 상반된 이미지 같지만 이봉창의 삶은 그 두 가지가 한 인간을 통해 복합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웅신화가 아닌 삶을 고민하는 인간의 역사로서 독립운동사를 쓰고 싶었고, 이봉창은 그런 문제의식을 보여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8-10-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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