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조각계의 대표 주자 박석원 개인전
황수정 기자
수정 2008-01-15 00:00
입력 2008-01-15 00:00
홍익대 조소과에 재학 중이던 1962년. 대한민국 미술전에서 특선을 차지하면서 그는 조각계에 발을 디뎠다. 이어 1968년 전쟁의 상처를 철을 녹인 추상조각으로 표현한 작품 ‘초토(焦土)‘로 국전에서 국회의장상을 받았다. 국전 사상 조각분야 최연소 추천작가로 당시 조각계에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화제의 작품 ‘초토’를 다시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세계를 크게 다음 셋으로 나눠 펼쳐보이고 있다. 철과 알루미늄을 소재로 한 실험작업과 석고채색과 테라코타 링(ring)작업에 몰입했던 모색기(1965∼1973), 절단한 돌을 다양하게 변주한 분절의 시대(1974∼1989), 돌이나 철·석고·나무 등을 혼성한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인 결합의 시대(1990∼현재).1960년대 추상표현 작업과 70년대 미니멀 양식의 작업을 거쳐 분절의 시대에 선보인 것이 다양한 매체들을 쌓고 포갠 ‘적(積)’시리즈였다. 작가는 “나누고 쌓고 조합하는 재구성 과정에 인간의 심의(心意)를 더한 일련의 작품이 1990년대 이후 지금에 이르는 ‘적의(積意)’시리즈”라고 설명했다.
조각 소재로 다루기가 워낙 어려워 요즘 젊은 작가들에게 돌은 인기가 없다. 많고 많은 소재 가운데 그가 유독 돌을 고집해온 이유는 그러나 분명했다.“돈에는 나의 혼과 삶의 흔적을 담을 수 있다.”는 작가는 “화강석처럼 거칠고 표정 없는 돌은 아무리 만져도 질리지 않는다.”고 했다.
강단을 떠난 이후 오롯이 작품에만 매달리는 시간이 더없이 편안하다. 고양시 화전에 100여평 규모의 작업장을 두고 혼자서 돌을 쪼고 문지르는 일과는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것이다.(02)720-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8-01-1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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