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송이로 세상과 소통하는 여인들
황수정 기자
수정 2008-01-08 00:00
입력 2008-01-08 00:00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 마련된 이번 전시(20일까지)에서는 여인상의 손에 일일이 꽃을 들렸다. 전시제목도 ‘꽃을 든 사람’이다.
전시에서는 ‘꽃을 든 사람’ 연작 50여점이 선보인다. 그러나 작가의전작 세계와 맥락을 여전히 같이 한다. 지난 30여년 동안 한결같이 표현해온 푸근한 여성의 형상에다 “삶에 대한 열망이 담긴 꽃송이를 건네며 세상과 소통을 시도할 뿐”이다.
우두커니 뭔가 한참을 고민하고 서있는 듯한 여인, 가까스로 피곤한 현실에서 벗어나 꿈꾸듯 둥글게 몸을 말고 누운 여인, 수줍은 듯 고개를 모로 꼬고 서있는 여인…. 어찌 보면 누이 같고 또 어찌 보면 후덕한 어머니 같기도 한 여인들의 모습은 분명 제각각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돌아서면 다 똑같이 관용과 평화의 얼굴 하나로 기억된다. 작품에 스민 체온은 작가의 지극한 정성에서 비롯된다. 흙 재료를 일절 기계나 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 맨손으로만 치대고, 그렇게 만든 흙반죽을 수십 수백번 붙이고 쌓아올리기를 반복하며 형상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감정과 사유가 점점이 스며들어 갈색 조각의 점성이 더해진 것이다.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거친 작가는 지금 흙을 굽느라 경기 고양시 삼송리 작업실에 파묻혀 산다.1980년대 이후 ‘여성성’과 ‘모성’을 주제로 한 작업들을 꾸준히 해왔으며,90년대에는 여성의 분노와 번뇌 등 억압된 감정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했다.(02)736-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8-01-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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