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춤’에 녹여낸 현대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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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7-03-27 00:00
입력 2007-03-27 00:00
오는 31일,4월1일 이틀간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현대무용 ‘개구리냄비요리’(안무 김정은, 연출 신정엽)는 주제와 무대 언어 양쪽에서 모두 독특한 레퍼토리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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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김정은
무용가 김정은


현대무용뿐만 아니라 연극, 오페라를 넘나들면서 감각적인 안무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는 김정은(36·동덕여대 강사)의 새해 첫 작품. 서울문화재단의 젊은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기획 공연이기도 하다.

‘개구리냄비요리’는 프랑스에서 유명한 ‘삶은 개구리’요리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 식당에서 손님들이 개구리를 산 채로 냄비에 넣고 물의 온도를 서서히 올려가며 익혀 먹는 요리에서 ‘현대인의 모습’을 건져내 무대 위로 옮겼다.

개구리가 겨울잠을 잘 때 주위의 환경에 신체조건을 맞춰 적응하는 것처럼 ‘삶은 개구리 요리’에서도 달구어지는 냄비에 개구리가 천천히 적응하면서 죽어간다는 이론에 착안했다.

“흔히 이 ‘개구리 요리’에서 죽어가는 개구리를 의욕과 비전을 상실한 사람들의 게으른 모습에 빗대지만 정반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개구리처럼 바쁜 일상에 휘둘리는 현대인들도 세상을 움직이는 어떤 큰 힘에 의해 쫓기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적응해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김정은)

김정은의 말대로 공연에서 무대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힘으로 상징되는 ‘개구리 요리’의 냄비로 꾸며진다.

당연히 무용수는 개구리들. 요리에서 물의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는 과정 그대로 조명이며 음악, 영상이 점차 강도높게 무대를 달구게 된다. 운동력을 상실하며 죽어가는 개구리들의 모습이 1시간에 걸쳐 감각적으로, 때로는 우화적으로 드리워진다. 중간중간 개구리로 변장한 무용수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음향, 영상, 조명이 사전에 짜여진 틀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 즉흥적으로 맞춰지는 것도 파격. 관객들이 무대에서 무용수들을 조정하는 힘과 그 힘에 반응하는 무용수들의 몸짓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악센트를 주었다.

“무용수들의 몸짓에 시시각각 즉흥적으로 연결되는 무대 장치(스태프)가 얼마만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관객들의 입장에선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김정은)



31일 오후 7시,1일 오후 5시(02)539-2764.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7-03-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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