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 페인팅’과 친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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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기자
수정 2006-10-30 00:00
입력 2006-10-30 00:00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후엔 미술도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페인팅’이라는 독특한 작업을 하고 있는 코디 최의 이 말은 한편 암울하면서도 매우 현실적으로 들린다. 이미 현대음악에선 데이터베이스의 도움 없이 단 한 곡의 음악도 만들어낼 수 없고, 미술에서도 그래픽디자인 등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절대의존 현상이 벌어지고 있듯 앞으로 예술의 창조과정에서 정보체계가 절대적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

서울 화동 pkm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코디최 개인전 ‘Passage’전은 이같은 작가의 문화인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자리다.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작업은 지난 99년 작가의 유치원생 아들의 그림에서 시작되었다. 동물원에 다녀온 아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 호랑이의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 멋진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본 뒤 충격을 받은 것. 결국 21세기적 개념의 예술 창조란 아이디어를 재현하던 20세기의 현대작가들과의 작업과는 전혀 다르게 정보가 창조의 기본이 되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본다.

이번 전시에선 아이의 컴퓨터 그림을 확대해 손질한 ‘데이터베이스 페인팅:호랑이’, 인터넷상에서 수집한 다양한 이미지 정보를 수십번 겹쳐 완성한 ‘데이터베이스 페인팅10101 copy’ 등을 선보인다.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작업 이전에 개념주의 미술을 추구해온 작가의 시기별 작품들도 보여준다. 그는 고려대 사회학과 재학 중 미국에 건너가 개념미술의 중심이었던 LA 아트센터 칼리지를 나와 지난 2002년까지 뉴욕대학 교수를 지냈다. 어린 시절 국내에서 습득했던 ‘환상적’ 미국 문화와 미국 이주 후 현실에서 겪은 실제 미국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정신적 혼란과 충격을 담아낸 작품들과, 신체미술의 표현형식을 빌려 본격적으로 자아 정체성 탐구에 골몰했던 작품 등 총 16점의 조각, 회화 작품들을 보여준다.11월15일까지.(02)734-9467.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6-10-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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