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이드 스토리] 봄여름가을겨울 노래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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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3-21 00:00
입력 2006-03-21 00:00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어떤 이의 꿈’‘Bravo,My Life’.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들이다.

필자는 중학생 시절 이들의 음악을 처음 접했다. 예전에 느낄 수 없었던 흥취와 만났고,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축으로 그들의 음악이 자리잡았다.

‘20년 동안 한국 가요계를 이끌어온 한국 밴드의 자존심’,‘국내 밴드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등 여러 타이틀로 불리는 이들의 라이브는 매번 다른 느낌이다. 몰입하다 보면 관객은 어느새 묵직한 소리를 내는 드러머가, 화끈한 기타리스트가, 걸걸한 목소리를 뽑아내는 보컬이 된다. 그냥 소리만 고래고래 지르며 따라하기엔 아쉬움이 있다. 손으로 드럼 치는 동작을 해야 하고, 발로 장단을 맞춰야 맛이 난다.

최근 14년 만에 라이브 앨범 ‘I am SSaw dizzy’를 내놓은 봄여름가을겨울은 최근 한 달에 걸친 전국 클럽 투어를 성황리에 끝냈다. 앞서 필자는 이들의 연습현장에 취재를 나간 적이 있다. 인터뷰를 끝낸 뒤 연습하는 풍경을 찍으려고 기다렸지만 4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기타 줄만 맞추는 것이 아닌가. 간신히 시작한 연습도 노래 반, 대화 반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끝난 노래가 없어서 편집하는데 애를 먹었을 정도이다.

대개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는 10분 내에 끝나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결코 지루해지지 않는 이유는 한 곡, 한 곡에 담겨져 있는 끝없는 노력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현장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노래를 아름답게 부르거나 현란한 연주를 위한 노력이 아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힘은 관객들과 즐겁게 어울리기 위해 흘린 피와 땀에 있다. 그렇기에 이들의 라이브 앨범에는 무대에서 나오는 소리보다 큰 관객들 환호성이 함께 담겨져 있다.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팬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자! 오늘 봄여름가을겨울의 라이브 앨범을 틀어놓고 공연장의 주인공이 되자! 책상을 두드리며 베게로 기타치고 노래를 부르며 허공에 숟가락을 던져보자! 앨범 속 관객들이 당신의 노래를 받아줄 것이다.

정정훈 음악전문채널 KM PD jjh09533@cj.net
2006-03-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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