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대학내 친일 잔재’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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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4-05 08:26
입력 2005-04-05 00:00
초대 총장이 친일파라며 그의 동상을 철거하는 등 최근 대학가에서 불고 있는 친일잔재 청산 움직임을 파헤치는 프로그램이 방영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MBC ‘PD수첩’은 5일 오후 11시5분 ‘친일청산의 무풍지대, 학교’(가제)편에서 국내 대학들의 친일청산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제작진은 “친일문제를 규명하고 이를 교육해야 할 주체인 대학이 친일행위의 포로”라며, 국내 대학에 남아 있는 친일세력의 문제점과 그것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 이유를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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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학생들이 인촌동상 철거를 시도하는…
고려대 학생들이 인촌동상 철거를 시도하는… 고려대 학생들이 인촌동상 철거를 시도하는 장면.
먼저 제작진은 지난 95년 연세대가 2차 대전 후 전범 혐의로 3년간 복역한 사사카와 료이치가 설립한 일본재단으로부터 75억원의 기금을 유치하는 등 국내 유수의 대학들이 일본의 A급 전범들로부터 기금을 받은 사례를 지적한다. 하버드대 등 많은 세계적 대학들이 이 기금을 거부했지만, 연세대 등 식민통치의 직접 당사국인 한국의 일부 대학들이 이를 수용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제작진은 또 최근 한승조 전 명예 교수의 친일 망언 등으로 인해 친일잔재 청산의 목소리가 높은 고려대의 친일 문제도 짚는다. 지난 89년 여름 고려대에서는 학생들이 친일 행적이 있는 이 학교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의 동상을 철거하려다 이를 저지하려던 교수들과 대치하고, 경찰병력이 투입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제작진은 고려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친일 청산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공개한다.

제작진은 이 외에도 이화여대의 김활란, 덕성여대의 송금숙, 추계예대의 황신덕 등 대학 총장과 설립자들의 친일행적도 파헤친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최승호 책임 프로듀서는 “대학의 경우 내부 친일세력에 의해 친일문제 연구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고 있으며, 접근하려 한다 해도 친일세력의 탄압을 받는 등 친일 청산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프로그램 제작 취지를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5-04-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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