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신앙 바탕 점복서 ‘관제영첨’ 국역서 발간
수정 2005-02-24 00:00
입력 2005-02-24 00:00
관제는 근대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는데,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민속문화 보존사업의 일환으로 관제신앙을 바탕으로 한 점복서 ‘關帝靈籤’(관제영첨·이정섭 해역)을 국역, 발간했다.
관제는 관우를, 영첨은 ‘신령스러운 제비’를 뜻하는데, 점을 치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재미있다. 즉 1첨에서 100첨까지 천간(天干)으로 엮인 제비를 뽑아 점을 치는데, 뽑힌 첨에 씌어 있는 천간(甲甲∼癸癸)에 의해 사람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각 첨엔 제목격인 첨의 운이 나오고, 이어 제목을 부연설명한 7언절구의 시, 다음엔 첨의 뜻을 풀이한 해왈(解曰), 시에 대한 뜻풀이인 석의(釋義)가 붙는다. 마지막으로 점을 쳐서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적은 점험(占驗)이 따라붙는다. 만일 100개의 첨중 갑갑(甲甲)을 뽑았을 경우, 제목은 ‘한고조(漢高祖)가 함곡관에 들어가다.’이다. 해왈 및 석의를 보면 ‘바라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그러나 바라는 것이 재물일 경우 유명무실하여 말만 많지 공허하다.’고 풀이한 ‘대길운(大吉運)’이다.
관제영첨은 단순히 길흉화복을 점치는 다른 점복서와 달리 권선징악하는 교훈의 내용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즉 길흉화복이 모두 자기 자신의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로, 심성을 바르게 가지고 선행을 많이 하면 복도 얻고 재앙도 피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자신의 심성과 행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만을 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는 책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5-02-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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