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이주 한인의 생존 100년사
수정 2005-01-12 00:00
입력 2005-01-12 00:00
‘이제는 말할 수 있다’로 잘 알려진 정길화 PD가 취재와 연출을 지휘했다. 제작진은 취재를 위해 지난해 9월 현지 답사를 시작으로 40여일간 멕시코, 쿠바, 미국 LA 등 현지를 돌아다녔다. 정 PD는 “특히 당시 한인 노동자들의 임금 내역 등을 기록한 ‘주급 명세서’를 메리다의 칸톤 인류학박물관에 찾아내 국내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이 큰 수확”이라고 자평했다.
주급 명세서에는 노동자들에게 제공한 쌀, 석탄, 설탕, 빵의 가격 등이 모두 기록되어 있어 당시 생활상과 농장 운영실태, 노동실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이종득 덕성여대 스페인어과 교수도 “(명세서는)초기 계약기간 당시 한인 노동자들의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가치가 매우 높다.”면서 “이 분야에서 진전된 종합적인 연구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취재팀은 명세서를 근거로 한인 노동자들의 노동은 임금이 싼 선인장 잎을 자르는 일에 집중되었고, 멕시코 노동자들은 임금이 조금 더 비싼 도로청소 등을 배당받았다고 밝혀낸다. 당시 한인들이 받았던 평균 하루 일당은 35센타보 정도. 이는 약 66.5전 정도로, 같은 시기 하와이 한인 이민자들 일당의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임금이다. 단, 동일노동의 경우에는 임금차별은 없었다. 이종득 교수는 “이는 당시 물가수준 등을 고려해도 매우 낮은 임금”이라면서 “생계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는 최소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정 PD는 “철저한 고증과 추적을 통해 지난 100년간 에네켄 이민들이 겪어야 했던 처절한 영욕과 생존의 대서사시를 그려내 보이겠다.”고 밝혔다. 새달 20일 방송 예정.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2005-01-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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