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극단 ‘로물루스 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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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9-21 07:35
입력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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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환
정동환 정동환
적군이 코앞에 쳐들어오는데도 별장에서 한가롭게 닭떼를 돌보고 있는 왕이 있다면 누구나 무능력하다고 손가락질할 것이 뻔하다.하지만 스위스의 극작가 뒤렌마트(1921∼1990)는 때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통치 행위’일 수 있음을 우화적으로 보여준다.1949년 스위스 바젤극장에서 초연된 그의 대표작 ‘로물루스 대제’를 통해서다.

서로마 제국 마지막 황제를 모델로 한 역사 희극 ‘로물루스 대제’가 오는 23일부터 10월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서울시극단(단장 이태주) 주최로 공연된다.서기 476년,게르만족의 대공세를 받아 국가의 존망이 위급해진 상황에서도 로물루스 대제는 눈하나 깜짝 하지 않는다.조국의 멸망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에 따른 용기있는 행동이다.

그는 조국을 구해야 한다는 신하의 고언에 “우리가 국가를 위해서 수백년을 희생해 왔으니 이젠 국가가 우리를 위해서 희생할 차례”라고 당당히 말한다.기발한 착상과 역설을 통해 비뚤어진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작가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연극배우 겸 탤런트 정동환과 김혜옥이 각각 로물루스 대제와 그의 부인 율리아 역을 맡아 열연한다.연출은 이용화.8000∼2만원.(02)399-179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4-09-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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