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공연 뮤지컬 ‘미녀와 야수’ 조정은·현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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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18 00:00
입력 200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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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 타이트롤을 맡은 현광원(왼쪽)과 조정은.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 타이트롤을 맡은 현광원(왼쪽)과 조정은.
청순한 외모에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미녀’와 우락부락한 외양속에 소년 같은 순진함을 간직한 ‘야수’.오는 8월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막올리는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두 주인공,조정은(25)과 현광원(36)은 극중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너무나도 닮은 꼴이다.지난 10년간 전세계 20여개 도시에서 각기 다른 언어·인종의 ‘미녀’와 ‘야수’를 뽑아온 디즈니 오리지널 프로덕션팀의 캐스팅 안목에 절로 혀가 내둘러질 정도다.

지난 연말부터 5차례에 걸쳐 치러진 ‘지옥 오디션’에서 400여명의 경쟁자를 누르고 주연을 따낸 지 한달째.쏟아지는 주위의 축하속에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새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리허설에 앞서 ‘몸 만들기’(현광원)와 ‘체력보강’(조정은)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들을 만났다.

호기심 많은 ‘벨’은 딱 내 모습

미녀 ‘벨’역의 조정은(동국대 연극영화과 4년)은 올해 데뷔 3년차인 새내기 배우.계원예고에 다닐 때 학교에 출강온 뮤지컬배우 남경읍과 조승룡을 통해 뮤지컬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청순한 마스크와 맑은 음색으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롯데 등 일찌감치 주연 자리를 꿰차며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오디션을 너무 재미있게 했어요.배역을 꼭 따내겠다는 욕심보다는 디즈니 스태프를 만난다는 사실에 더 흥분했죠.오디션 끝나고 사인을 요청했더니 그쪽에서 더 당황하더라고요.원래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오디션에서도 제가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도 했어요.아마 그런 부분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어요.”

1차 오디션에서 그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음역 스케일을 평가받다 고음 부분에서 목소리가 흔들린 것.자신도 모르게 ‘소리(Sorry)’라고 말하고 다시 불렀지만 ‘이제 끝이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힘없이 오디션장을 나오는 그에게 뜻밖에 지정곡 악보와 대본이 주어졌다.한순간의 실수보다 가능성을 평가한 것이다. 지적이면서 상상력 풍부하고,또 신념이 강한 ‘벨’역이 무척 마음에 든다는 그는 딱 한가지,15㎏이 넘는 드레스를 입고 왈츠를 추는 장면이 걱정이라며 벌써 한숨이다.

성악가 출신의 ‘귀여운 야수’

이탈리아에서 10년째 활동중인 현광원은 지난 99년 ‘팔만대장경’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뮤지컬 출연이다.지난해 10월 한국에 잠깐 들어왔다가 오디션 소식을 듣고 응시원서를 낸 뒤 6개월간 오디션이 열릴 때마다 서울과 로마를 오갔다.나중에는 주최측에서 부담스러워할 정도였다고.그는 “한번에 수백만원이 드는 비싼 오디션이었지만 내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 되든 안되든 상관없다고 안심시켰다.”며 호탕하게 웃었다.외모에서 풍기는 강한 인상과 달리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지녔다.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는 로마에 있는 두딸 이영(9)·이은(7)과 열번도 더 본 작품이다.오디션에 합격한 후 두딸은 아빠에게 제일 먼저 이렇게 물었단다.“아빠,야수가 어떻게 왕자로 변해요?”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아니 할 수가 없었다.“제작사 대표에게 살짝 물어봤더니 절대 비밀이라며 안 가르쳐 주더군요.저도 참 궁금해요.” ‘야수’역은 노래와 연기력 못지않게 체력도 중요하다.6m가 넘는 꼬리와 대형 가발을 포함해 9㎏에 달하는 의상·분장을 하고 2시간 내내 버텨야 하기 때문.무대에서 날렵하게 보이기 위해 그는 요즘 달리기와 줄넘기로 기초체력 다지기에 한창이다.

때론 연인처럼,때론 오누이처럼

조정은과 현광원은 열한살 차이가 난다.터울이 많은 큰오빠와 막내 여동생뻘.하지만 현광원의 장난끼 덕분에 두사람은 나이차가 무색할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가 됐다.

“5개월 장기공연 동안 더블캐스팅없이 동고동락해야 하는 사이라 무엇보다 호흡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제가 먼저 벽을 없애려고 노력했죠.”(현)“나이차가 어중간하게 나면 싸움이 날 수도 있는데 오히려 편해요.오빠가 밥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조)

조정은이 “오디션때 ‘덩치는 산 만한데 참 귀여운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애교있게 말하자 현광원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조정은을 보고 언젠가 같이 무대에 서고 싶었다.배역에 몰입하는 에너지가 강한 배우”라고 화답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4-05-1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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