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춤을 추다가/성석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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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2-27 00:00
입력 2004-02-27 00:00
개성있는 어법으로 이야기의 힘과 맛을 느끼게 해주는 작가 성석제.그가 세상에 새로 내놓은 산문집 ‘즐겁게 춤을 추다가’(강 펴냄)는 슬프고도 아름답다.그가 단상에 젖어 들려주는 다양한 맛의 이야기는 흘러간 세월을 파노라마로 찍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애틋하고 훈훈하다.또 그 두갈래의 감정이 버무려지면서 작가가 세상을 향해 놓치지 않으려는 진정성이 진한 감동을 낳는다.

산문집은 98년부터 쓴 글을 ‘억(憶)’‘애(愛)’‘엽(葉)’‘견(見)’‘류(流)’‘인(人)’ 등 6개의 주제로 묶었다.

1부 ‘억’은 추억의 공간인 경북 상주에서 보낸 시골살이의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길이네가 꾸려 나갔던 신작로 점방에 묻힌 막걸리 심부름 장면과 그 점방에 길이 난 뒤의 신산한 풍경이 교차하면서 향수를 자극한다.2부 ‘애’에는 레밍턴 전동타자기,농사용 자전거,대학시절 자주 들렀던 학림다방 등 작가의 애정이 스민 물건이며 공간을 조명한다.

4부 ‘유’는 내면의 여행.방랑 기질이 있다는 작가의 유랑기와 함께,시에서 소설 등으로 옮겨간 지적 탐험기가 고스란히 들어 있어 성석제 이야기의 뿌리를 만날 수 있다.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상념으로의 여행은 6부 ‘인’에서 문인들과의 교유기로 이어진다.이문구·김소진 등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존경과 상심을 읊는다.그런가 하면 ‘엽’과 ‘견’은 작가가 보는 세상 풍경이다.특히 ‘엽’에 실린,엽서처럼 짧은 글에는 작가 특유의 해학과 기지가 그득하다.

순서와 상관없이 이리저리 책을 들추어 가며 작가의 추억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동요에서 따온 듯한 제목 ‘즐겁게 춤을 추다가’의 뒷 소절이 흥얼거려진다.추억의 아름다움에서 ‘그대로 멈춰라’라고.

이종수기자˝
2004-02-27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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