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트럼프와 커피 한잔에 8천700만원” 자선경매 논란
수정 2016-12-16 15:54
입력 2016-12-16 15:54
아동병원 기부 목적으로 인터넷 경매…논란 일자 “중단 검토”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자선경매 사이트인 ‘채리티버즈’(Charitybuzz.com)에 ‘뉴욕 또는 워싱턴 D.C.에서 이방카 트럼프와 커피 즐기기’라는 경매가 올라와 있다.
내년 중 한 차례 뉴욕 트럼프타워나 워싱턴의 트럼프호텔에서 30∼45분간 이방카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 ‘경매상품’은 종료를 4일 남긴 현재 최고 입찰가가 7만2천888달러(약 8천700만원)까지 올라갔다.
경매로 마련된 돈은 트럼프 당선인의 차남 에릭 트럼프의 재단을 통해 세인트주드아동연구병원에 기부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경매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28명.
이 가운데 5만7천888달러(약 6천800만원)를 적어낸 런던의 투자매니저 오잔 오즈쿠랄은 이방카를 만나 트럼프 당선인이 터키 등 자신이 투자하는 국가들와 향후 어떤 관계를 맺게될 것인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NYT에 전했다.
오즈쿠랄은 “사업 특성상 전 세계 여러 정부와 정치인들과 대화한다”며 “이를 통해 사업 방식에 대한 더 나은 식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방카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식·비공식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오즈쿠랄 외에도 이방카와의 커피 한 잔에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멕시코음식점 체인을 운영하는 한 사업가는 이방카를 통해 이민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 입찰했고, 플로리다의 한 부동산 사업가는 트럼프 당선인에 선거 조작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이방카와의 만남을 신청했다.
이방카를 비롯한 자녀들이 이미 정권인수 단계에서부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렇게 이들과의 면담을 조건으로 모금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윤리 자문을 맡았던 놈 아이젠은 “오바마 정부에서는 대통령 가족이 직접 자선 기부를 요청할 수 없게 했다”며 “대통령 부부가 자선모금 행사에 참석하긴 했지만, 그들과 만날 기회를 경매에 부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릭 트럼프는 “매년 해오던 일”이라며 “매년 우리 중 한 명과의 점심을 경매에 부쳐 상당한 돈을 모았다. 아픈 아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노력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에릭 측은 그러나 NYT의 취재가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자선경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대통령 당선 이후 처신 논란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방카는 대선 직후 트럼프 당선인과 TV 인터뷰에 응한 뒤 당시 착용했던 고가의 팔찌를 홍보했다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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