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별거’ 젊은 부부 증가한 이유는
수정 2016-03-21 13:45
입력 2016-03-21 13:45
집값 부담에 각자 부모 집에서 떨어져 살아
홍콩시립대학교의 어반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18~35세의 홍콩 젊은이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이들은 전체의 76%에 달한다.
이 비율은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지의 젊은이들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수준이다.
홍콩의 실업률이 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부모와 함께 사는 이유는 직업이 있어도 집값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작년 홍콩의 집값(중간값)은 총소득의 19배 수준이다. 홍콩의 집값과 유사한 런던의 집값은 총소득과 비교하면 이의 절반에 불과하다.
어반 리서치의 지 링 연구원은 홍콩의 밀레니엄 세대들이 경제적인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으로 “꿈과 현실 사이에 격차를 메우기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은 중국과의 정치적 긴장과 본토의 경기 둔화 여파로 올해 성장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젊은 부부들이 부모 곁을 떠나지 않으면서 출산율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출산율은 여성 1명당 1.1명으로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율을 크게 밑돈다.
무엇보다 젊은 부부가 각자 부모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이들이 이러한 삶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반 리서치에 따르면 이들 중 95%가 이러한 삶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집값에 돈을 쓰는 대신 이 돈으로 소비하길 바라며, 부모의 돌봄을 받는 것을 선호하고, 집안일을 하길 꺼린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이같은 추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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