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중력파 직접 검출한 실험장치는 정밀 레이저 기기
수정 2016-02-12 09:29
입력 2016-02-12 09:12
만약 블랙홀 충돌 등으로 매우 강한 중력파가 발생하면 퍼져 나가면서 시공간에 파동을 일으킬 것이며, 이 때문에 매우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 레이저 간섭계로 탐지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1980년대에 처음 제안된 라이고 실험의 기본 개념이었다.
다만, 중력파로 인한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려면 매우 정밀한 측정 장치가 필요하다.
라이고 실험의 핵심은 레이저를 서로 수직인 두 방향으로 분리시켜 보낸 후 반사된 빛을 다시 합성해 경로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시공간의 뒤틀림을 측정하는 것이다.
빛은 파동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경로가 갈라졌다가 다시 합성되면 위상이 어긋나면서 생기는 간섭(干涉·interference) 현상을 탐지할 수 있다.
실험 장치는 한 변의 길이가 4km인 ‘L’자 모양으로 생겼다. ‘L’자의 두 변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에서 발사된 빛이 90도 각도로 갈라졌다가 두 변의 끝 부분에서 각각 반사돼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장치다. 빛이 움직이는 두 변의 통로는 진공 상태다.
각 변을 따라 움직이는 레이저 광선을 약 400번 도로 반사시키고서 신호를 다시 모으기 때문에 실제 빛 경로의 길이는 1천600km에 이른다. 레이저 빔이 진공 속을 통과하고 각 변 끝에 있는 거울의 빛 반사율이 거의 100%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이 장치는 만약 중력파의 영향이 없어서 두 갈래로 갈라진 빛이 정확하게 똑같은 거리를 똑같은 시간에 움직였다면 만날 때 서로 위상이 정확히 정반대인 상태로 겹치게 돼 아무런 신호도 검출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중력파로 시공간에 뒤틀림이 생긴다면 두 갈래로 나뉘었던 신호의 경로 길이에 차이가 나서 정확히 겹치지 않기 때문에 간섭 패턴을 검출할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한 것 같지만, 매우 정밀한 기기이기 때문에 실제 제작과 운영은 매우 까다롭다. 일단 외부 영향으로부터 철저히 격리돼야 하므로 진동을 차단하고 진공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둥근 지구 위에 설치되어 있으므로 그 곡률에 따른 보정도 필요하다.
L자 모양의 변은 길이 4km, 지름 1.2 m인 기다란 강철 관으로, 그 속은 진공이며 밖에는 너비 3m, 높이 4m인 콘크리트 보호 터널이 설치돼 있다.
연구진은 이런 검출기를 두 대 만들어 서로 약 3천km 떨어진 미국 루이지애나 주 리빙스턴과 워싱턴 주 핸퍼드에서 설치한 후 동시에 가동했다. 가짜 신호와 진짜 신호를 구분하고, 미세한 시차를 이용해 파원의 방향을 추정하기 위해서다.
라이고 연구 그룹은 2002∼2010년 제1세대 검출기 가동과 연구를 한 후 약 5년간 기기 개선 작업을 거쳐 작년 9월부터 제2세대 ‘고급 라이고’(advanced LIGO) 검출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라이고 검출기의 감도는 중성자별 충돌의 경우 약 10억 광년, 블랙홀 충돌의 경우 약 30억 광년 거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검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첫 중력파 검출은 13억 광년 거리에서 일어난 블랙홀 두 개의 충돌로 약 0.15초간 강력한 중력파가 발생해 우주 공간으로 퍼져 나간 것이 이번에 포착된 것이다.
이번에 관측된 중력파의 최대 진폭은 ‘10^21(10의 21거듭제곱)분의 1’ 수준으로, 이는 1광년의 길이에 머리카락 굵기 정도 변화가 생기는 데 해당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