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영화감독, 영화 검열 공개 비판
수정 2012-12-18 13:59
입력 2012-12-18 00:00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영화감독 셰페이(謝飛)는 지난 15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공개서한에서 민감한 정치적 사건 같은 주제를 금기시하는 ‘불문율’이 영화 산업을 질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70세인 셰 감독은 지난 1993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영화 ‘향혼녀’(香婚女)로 최우수 작품상인 금곰상을 탄 유명 감독이다.
셰 감독은 이 서한에서 자신이 예술 고문으로 참여했던 영화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영화는 남성 동성애자 캐릭터가 등장하고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오른팔이었던 린뱌오(林彪)의 아들 린리궈(林立果)가 등장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이유에서 ‘문제가 있는’ 영화로 분류됐다.
그는 지난 8월부터 이 영화를 심사하는 중국 국가 라디오·영화·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이 린리궈 관련 장면을 삭제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셰 감독은 또 귀신과 동성애, 시간 여행, 간통, 민감한 정치적 사건 같은 주제를 다루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광전총국 관리가 게이는 영화에 등장할 수 없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한에서 “만약 작가 모옌이 단어 하나 하나, 단락 하나 하나를 행정 부서로부터 수정 당하고 당국의 권고를 기다려야 했다면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